한국의 정치보도, 도대체 왜?[50雜s]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미디어전략본부장 2022.02.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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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김준형의 50잡스]50대가 늘어놓는 雜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이화여대출판문화원 출간이화여대출판문화원 출간


작년 초에 출판사에 넘겼던 원고가 얼마 전 출간됐다. 대선 일정을 고려한 듯 하다.
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매일 쏟아지는 정치뉴스를 꾸역꾸역 읽어야 하는 독자들의 정신 건강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고구마 3개를 물 없이 먹는 느낌일거다.

언론의 후진성과 정치의 후진성은 밀접한 상호관계를 갖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언론이 후져서 정치가 후지게 된 건지 정치가 후져서 언론이 후진 건지 막하막하라는 거다. 선후가 어쨌든, 한국의 정치보도가 민주주의에 득보다 독이 되고 있다는 데는 특히나 대선을 치르고 있는 국민들 절대 다수가 공감할 듯 하다.



정치보도의 후진성, 보는 사람에 따라 이유를 108가지도 넘게 들 수 있을 것이다.
정치를 '정책'의 시각에서 다루지 않고 '정쟁과 정략'에서 접근하는 데서 이유를 찾고 이를 바꿔보고자 했던 게 머니투데이 정치브랜드 더300의 출발이었다.

타 언론사들이 여당 야당으로 나누던 취재 영역을 16개 국회 상임위별로 배치했다.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과 법안을 가장 중요한 취재 대상으로 삼았다. 기사 형태, 취재원도 기존 언론사 정치부와 판이하게 달랐다. 당연히 기자가 많이 필요했다. 국내 언론사 정치부 최대 인력인 3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새 정치뉴스를 만든다는 의욕과 열정으로 달려들었다. 보좌관 출신 기자들도 특채했다. 국회 앞에는 정치부만의 별도 취재본부까지 마련했다.
"정치는 정책이다. 내 삶을 바꾸는 정치뉴스"
더300을 만들면서 내걸었던 구호다.



'좋은 저널리즘 연구회'로부터 의미있는 정치보도 실험이었던 '더 300'에 대해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처음엔 거절했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더300을 만들었고, 지금도 분투중인 동료들에게 누가 될까 염려됐다.
더300을 '실험'에서 그치게 만든 책임이 있고, 현재의 정치보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당사자로서 유구무언이 합당한 태도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미래를 위한 밑거름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도 의미 없는 일은 아니라는 말에 넘어갔다. 다행히 더300을 주제로 '한국언론의 맥락저널리즘'이라는 석사학위 논문을 냈던 후배 이미호 기자가 짐을 같이 져 줬다.
책에 들어간 유일한 사진. 출범초기인 2014년 여름 여의도 대산빌딩 3층에 마련된 더300 취재본부에서 회의하는 모습.  (좌로부터)배소진 황보람 이하늘 이미영 한정수 이미호 이상배 이대호 박경담 박상빈 지영호 김경환 이현수 박광범 (우측 맨구석 뒷편에)김성휘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책에 들어간 유일한 사진. 출범초기인 2014년 여름 여의도 대산빌딩 3층에 마련된 더300 취재본부에서 회의하는 모습. (좌로부터)배소진 황보람 이하늘 이미영 한정수 이미호 이상배 이대호 박경담 박상빈 지영호 김경환 이현수 박광범 (우측 맨구석 뒷편에)김성휘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책의 내용은 프롤로그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6장은 머니투데이가 2014년 출범한 '더 300'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는 작업이다. 머니투데이의 김준형 전무와 이미호 전 기자가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체험들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의 정치 뉴스를 바꾸기 위해 30여 명이나 되는 인력을 국회에 투입했던 '더 300' 프로젝트는 시작과 동시에 언론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연구의 저자인 김 전무와 이 기자는 실제로 총괄책임자로, 그리고 현장 취재기자로 자신들이 직접 시도하고 경험한 사례들을 통해 한국 정치 기사 혁신의 어려움을 설명한다. 인력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계속 되는 정치 보도 혁신의 실험은 앞으로 이어질 다른 혁신의 시도에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체 챕터 모두 언론 이론과 실무에 밝은 국내 대표 학자들의 훌륭한 성과물이다. (저자 이름 맨 앞에 '김준형'이 나오지만 가나다 순에 따른 것일 뿐, 내가 쓴 부분은 아주 일부이다).
현장 기자들이나, 언론 실무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단연 제6장 '대한민국 정치 뉴스 변화를 꿈꾼 더 300' 부분이 제일 읽을 만 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1장_ 한국 정치 뉴스 현황: 대통령·국회 보도 내용 분석을 중심으로
2장_ 정치 없는 정치 보도: 한·미 신문의 입법부 보도 비교 연구
3장_ 미국 신문의 정치 보도,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4장_ 정치 보도의 새로운 지평: 데이비드 브로더가 남긴 질문
5장_ 디지털 시대의 정치 기사 취재 관행

6장_ 대한민국 정치 뉴스 변화를 꿈꾼 더 300
1. '정책으로 다루는 정치 뉴스' 더 300의 출범
2. 더 300의 벤치마크, 텍사스트리뷴 '정책 미디어는 공공재'
3. '신속한 추진과 내부공감대' 더 300 구상 실현 과정
4. 취재 영역과 보도 방식의 변화, '맥락 저널리즘'
5. 더 300이 시도한 정치-정책 콘텐츠
6. 더 300이 정치 뉴스에 던진 메시지
7. 더 300 실험의 성과와 과제
2014년 9월1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출범 기념 심포지엄 '국회의 정책기능 강화와 새로운 미디어의 역할'을 마친 뒤 기념촬영.  (앞줄 왼쪽부터 뒷줄 순으로)지영호 구경민 이미영 하세린 오세중 김성휘 이상배 배소진 김태은 이현수 김준형 박용규 진상현 이하늘 서동욱 김경환 김세관 황보람 이미호 한정수 이대호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2014년 9월1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출범 기념 심포지엄 '국회의 정책기능 강화와 새로운 미디어의 역할'을 마친 뒤 기념촬영. (앞줄 왼쪽부터 뒷줄 순으로)지영호 구경민 이미영 하세린 오세중 김성휘 이상배 배소진 김태은 이현수 김준형 박용규 진상현 이하늘 서동욱 김경환 김세관 황보람 이미호 한정수 이대호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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