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내 새끼 잘되라고 '원정 출산'…사람만 그러는 게 아닙니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1.08.17 05:01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⑩]단 한번의 산란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연어 이야기

편집자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우리나라 물고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맛있는 바다이야기, 어록(魚錄)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강산에)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찾아간다는 뜻이지. 꿈이랄까, 희망 같은 거말이야.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란다."(안도현)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평생 살다 다시 민물로 돌아와 생을 마감하는 연어. 가수 강산에씨나 안도현 시인은 그런 연어를 두고 '신비한 이유'라거나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라고 바라봤다. 그런데 연어가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오는 데는 훨씬 더 세속적인 이유가 있었다.



단 한번의 출산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지난해 10월 23일 울산 남구 태화강 무거천으로 돌아온 연어가 산란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해 10월 23일 울산 남구 태화강 무거천으로 돌아온 연어가 산란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어는 대표적인 소하성 어류(anadromous fish)다. 소하성 어류는 민물에서 태어난 후 바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성장한 후 산란하기 위해 민물로 돌아오는 생활사를 가진 어류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연어'라 부를 때는 동해안에서 가장 많이 방류하는 국명 '연어'(Oncorhynchus keta, chum salmon)와 함께 여러 종의 다른 연어들을 아우르는 경우가 많다.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관은 "회유의 목적은 주로 섭이와 산란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먹이가 풍부한 바다는 성장을 위해 좋은 서식처이고, 민물은 새끼들이 먹을 작은 먹이가 많으면서 포식자가 적기에 산란을 하기 좋은 곳이다. 결국 연어의 모천회귀성은 새끼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안전하게 자라길 바라는 '원정출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조상님들도 즐겨 드시던 '맛있는 연어'
연어로 담근 연어장. /사진=수협쇼핑연어로 담근 연어장. /사진=수협쇼핑
연어의 신비로운 생태보다 더 잘 알려진 것은 '맛'와 '영양'이다. 대부분 단백질로 구성돼 있으면서도 DHA, EPA 등의 불포화지방산을 포함한 '슈퍼푸드'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넙치나 우럭, 참돔보다 더 많이 소비되는 생선이 연어다. 연어 수입량은 매 3~4년마다 거의 2배씩 증가하다 2018년 3만8000여톤 규모로 늘어나며 단기간에 국내 최대 소비 어종이 됐다.

현재 먹는 연어는 대부분 수입산 대서양 연어지만, 조상님들은 태평양 연어를 즐겼다. 16세기 훈몽자회부터 세종실록지리지에 이르기까지 '年魚·?魚·連魚' 등으로 나타난다. 함경도와 함께 강원도, 경상도의 일부 지방도 토산품으로 연어를 꼽았다. 함경도 고원군 덕지천은 연어가 많이 나기로 유명했다.

허균의 '성소부부고'에서는 "연어는 동해에 있는데 알젓(卵?, 란철)은 좋은 안주"라고 했다. '난호어목지'에서는 연어에 대해 "알의 모양이 명주(明珠) 같고 빛깔은 담홍색인데, 소금에 절이면 심적색이 되고 삶으면 다시 담홍색이 되며 빛깔 중에 심홍색의 한 점이 있다."며 "그 알은 서울사람들이 매우 좋아한다"고도 하였다.

대한제국 말기 자료에 따르면 연어는 두만강으로 올라오는 무리가 가장 많았다. 하천에 어망을 설치하고 연어가 그물에 들면 어민들은 작살이나 몽둥이로 이를 잡아냈다. 두만강에서만 연간 평균 50만마리가 잡혔다.

지금 우리가 먹는 연어는 대부분 '대서양 연어'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 앞줄의 고등어보다 훨씬 큰 덩치를 자랑한다. /사진=이마트노르웨이산 양식 연어. 앞줄의 고등어보다 훨씬 큰 덩치를 자랑한다. /사진=이마트
태평양 연어를 즐긴 조상님들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현재 즐기는 연어는 대부분 양식된 대서양 연어다. 대서양 연어는 태평양 연어와 달리 반복적으로 민물과 바다를 오가며 생식을 하기에 여러 차례 알을 낳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태평양 연어는 80% 이상이 자연산인 데 반해 대서양 연어는 99.9%가 양식산이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연어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렇다. 2016~2019년 하천에서 5만5342마리, 해면에서 7만1967마리가 어획됐을 뿐이다. 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세계 연어 생산량의 73% 가량이 양식산이다. 우리나라 역시 노르웨이 육상연어양식회사와 협약을 맺고 육상에서 해수순환방식을 이용해 대서양 연어 양식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먹는 연어는 전량 수입산이다.

무지개송어, 산천어도 알고보면 연어 가족
북태평양에는 모두 7종의 연어류가 살고 있다. 종마다 약간씩 다른 분포와 회유 일정을 갖고 여러 나라의 경계를 드나들며 산다.

가장 대표적인 '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가장 대표적인 '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연어(Chum salmon, Oncorhynchus keta)는 최대 1m 이상, 20㎏ 이상 자란다. 북태평양 전역에 살며 치어가 태어난 뒤 곧바로 바다로 갔다가 3~4년 뒤 돌아온다. 산란 후 사망하며 상품가치는 낮은 편이다.

통조림에 주로 들어가는 곱사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통조림에 주로 들어가는 곱사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곱사연어(Pink salmon. Oncorhynchus gorbuscha)는 45∼55㎝, 1∼2.5㎏까지 자란다. 연어류 중 가장 많다. 치어는 바다로 간 뒤 18개월이 지나면 모천으로 돌아오는 등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다. 주로 연어통조림에 들어간다.

평상시의 홍연어와 산란기 홍연어. /사진=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평상시의 홍연어와 산란기 홍연어. /사진=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
연어 중 가장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홍연어(Sockeye salmon, Oncorhynchus nerka)는 45∼60㎝, 1.6∼3.2㎏까지 자란다. 북태평양 연안과 홋카이도 등에서 잡히지만 한국서는 서식하지 않는다. 강해형(바다로 회유)과 육봉형(하천 서식)으로 구분되며 산란기에는 체색이 붉어진다.

은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은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홍연어 다음으로 선호되는 은연어(Coho salmon, Oncorhynchus kisutch)는 40∼88㎝, 1.2∼6.8㎏까지 자란다. 캄차카반도와 북미 서부연안 등에서만 잡힌다. 치어는 1~2년 후 바다로 이동한 뒤 또 18개월이 지나면 모천으로 돌아온다.

왕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왕연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왕연어(Chinook salmon, Oncorhynchus tshawytscha)는 58∼89㎝, 4.5∼22.5㎏까지 자란다. 북태평양 북쪽, 캄차카 반도 등에서만 잡히고 한국 연안에는 서식하지 않는다. 치어는 1년 후 바다로 이동한 뒤 5~7년이 지나서야 모천으로 회귀한다. 연어류 중 가장 큰 어종으로 알려졌다.

평상시와 시마연어와 산란기의 시마연어. /사진=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평상시와 시마연어와 산란기의 시마연어. /사진=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
시마연어(Cherry salmon, Oncorhynchus masou)는 50㎝ 이상, 2∼2.5㎏까지 자란다. 캄차카 반도, 서부 태평양에 주로 있다. 태어난 지 1년 후 바다로 갔다가 2~3년 후 돌아온다. 이 시마연어 중 하천에 서식하는 육봉형이 산천어라고 불린다. KTX-산천 기차는 차량 앞부분이 산천어와 닮아있기에 붙은 이름이다.

무지개송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무지개송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무지개송어(Steelhead Trout, Oncorhynchus mykiss)는 50∼58㎝, 1.4∼6.8㎏까지 자란다. 산란 후 곧바로 죽는 다른 태평양 연어류와 달리 2차례 이상 산란이 가능하다.

산천어축제·송어축제가 사실은 연어축제?
2014년 화천 산천어축제. /사진=뉴스12014년 화천 산천어축제. /사진=뉴스1
이처럼 민물에 주로 사는 무지개송어와 산천어 역시 연어와 한 가족이다. 이는 요리할 때부터 연어류 특유의 연분홍빛 살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어류 특유의 색은 아스타크산틴이라는 색소 때문이다. 크릴새우 등 먹이가 되는 갑각류가 지닌 색소를 연어가 몸 속에 축적하면서 이 색이 나타난다.

요즘에는 보통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시마연어를 '송어'로, 이 송어가 민물에서 평생 살도록 적응하면 '산천어'로, 외국에서 들여온 송어는 '무지개송어'로 정의한다.

우리나라는 1965~1968년 주로 미국에서 수정된 알을 들여와 강원 평창에서 부화한 뒤 일부는 방류하고 일부는 양식을 이어온다. 이 작업을 주도한 어류학자 정석조씨를 기념해 1977년 정문기 박사는 '한국어도보'에 송어의 국명을 '석조송어'라고 칭했다. 다만 이 명칭은 지금 거의 사용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지개송어라 부른 게 표준어가 됐다. 양식업자들이 '송어'라고만 부르는데 이는 잘못된 호칭이다.

산천어는 우리나라 전통 송어로, 민물에 살지만 바다 송어 암컷과 만나 산란을 할 수 있다. 반면 해외에서 들여온 '한국의 무지개송어'는 바다에 나가지도 못하고, 자연번식도 못한다. 양식장에서 인공부화만으로 겨우 개체를 늘릴 수 있을 뿐이다.

9월부터 한반도로 돌아오는 연어 "지켜주세요"
인공 산란을 통해 바다로 보낸 연어(Chum salmon)들은 9월 하순부터 11월까지 우리나라 연안으로 이동해 하천을 거슬러오른다. 이때 민물로 올라오는 연어를 잡으면 안된다.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10월 1일부터 11월30일까지 어획이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8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강수경 연구관은 "우리나라는 냉수성 어류인 연어가 분포하는 남방한계선에 해당한다"며 "연어 자원의 증대를 위해 금어기를 꼭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어 뺨치는 맛있는 수산물 싸게 즐기는 법
/사진=해양수산부/사진=해양수산부
연어를 떠올리며 다신 입맛을 '싸게' 해결할 방법이 있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1년 내내 여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이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과 어민들을 위한 수산물 할인행사다. 대한민국 수산대전 홈페이지(www.fsale.kr)에서 현재 진행중인 할인행사와 이벤트, 제철 수산물 정보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감수: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해양수산연구관

이 기사의 관련기사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