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소셜미디어에서 소소한 재미를 줬던 한 손님과 횟집 사장님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다. 매주 카톡으로 사장님께 "숭어 만원짜리 배달됩니까"를 묻던 손님. 7월 들어 "숭어 시즌이 끝났다"는 사장의 대답을 들은 뒤 울부짖는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개숭어가 진짜 숭어, 가숭어는 '참숭어'

숭어(Mugil cephalus)는 '개숭어'나 '언지'라는 방언으로 많이 불린다. 반면 가숭어(Chelon haematocheilus)의 방언이 '참숭어'다. 그냥 숭어라고 부르는 생선과 '참숭어'라고 부르는 게 다르니 소비자는 항상 헷갈린다.
둘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눈 빛깔이다. 가숭어(참숭어)의 홍채는 누리끼리한 색을 띈다. 숭어는 몸 등쪽이 암청색인 데 비해 가숭어는 암갈색이기도 하다. 숭어는 꼬리지느러미가 깊게 파였지만 가숭어는 약간 오목한 가장자리를 지녔다. 다 크면 숭어는 80㎝, 가숭어는 1m 안팎까지 자란다.
숭어의 또다른 특징이 눈이 기름 눈꺼풀로 덮여있는 점이다. 여름부터 서서히 커져 겨울엔 눈을 덮기 시작해 초봄에 완전히 덮는다. 이때 눈먼 숭어들이 그렇게 그물에 많이 잡힌다. 그래서 진도 울돌목에서는 봄철에 뜰채를 들고 숭어를 잡으러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숭어는 자연산만, 가숭어는 양식이 대세

숭어(개숭어)는 자연산만 나온다. 내만의 얕은 곳이나 갯벌, 강의 중상류 등 민물에서도 잘 산다. 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을 정도면 낮은 수온에서도 견딘다. 이맘때면 부산 가덕도에서는 '육수장망'이라는 160년 된 전통어로방법으로 숭어를 잡는다. 4~5월이 제철이다. "숭어 만원짜리 배달됩니까"에 나온 횟집은 7월에 '시즌 아웃'을 선언하는 걸로 볼 때 자연산 숭어(개숭어)를 취급하는 집으로 보인다.
숭어에 숨어있는 별미 '밤젓'

유문수는 숭어 한 마리에 한 개만 나온다. 회로 먹어도 별미지만 젓갈을 담으면 전복육질처럼 단단하고 맛이 있어 '밤젓'이라고도 불리는 별미가 된다. 한의학에서는 숭어가 진흙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모든 약재와 궁합이 좋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숭어? 사실은 송어

비록 태생부터 민물고기인 송어와 다르지만 숭어 역시 민물에서도 잘 산다. 삼투압 조절 능력이 뛰어난 덕분이다. 봄철에는 경기 안양천 등에서 민물 한 가운데를 거슬러 올라가는 숭어떼를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강희웅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내륙지로 올라오는 숭어는 가숭어가 대부분"이라며 "연어처럼 산란을 위해 올라오는 건 아니고, 원래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종이라 조석의 영향 등으로 양측을 오간다"고 설명했다.
또 숭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소리나 진동을 잘 감지하며 수면 위로 도약하기도 한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빨이 없으며 비늘과 피부가 두꺼워 유영력이 빠르다. 성질은 의심이 많고 민첩해서 사람의 그림자만 비쳐도 도망친다.
숭어 별명만 100가지…명태 뺨치네

평북에서는 3월 초 꽃샘추위때 길을 잃고 잡힌 숭어를 '굴묵숭어' 늙은 숭어는 '나머렉이'라 부른다. 강화도에서는 손바닥 크기를 '모쟁이' 20㎝ 정도 자라면 '접푸리'라 부른다. 이 밖에도 전남 영산강변에서는 성장과정에 따라 모쟁이→모치→무글모치→댕기리→목시락이라 부르고, 전남 강진에서는 모치→동어→모쟁이→준거리라 부른다. 이들 모두 성어가 되면 '숭어'로 용어가 통일된다.
평양 랭면과 어깨 견주는 대동강 숭어국

숭어 맛은 철에 따라 다르다. 봄과 겨울숭어는 달고, 여름숭어는 심심하며, 가을숭어는 기름져서 고소하다고 한다. 봄철 부산 가덕도에서 잡는 숭어는 예전 임금님 수라상에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숭어를 약재로 사용하는 예가 나와있으니, 조상님들도 숭어를 꽤나 줄겼던 모양이다.
지중해 '보타르가'보다 맛있는 우리나라 '영암 어란'

어란은 숭어의 알을 염장해 만드는 음식이다. 이탈리아의 보타르가, 일본의 카리스미, 대만의 오히지와 유사하다. 다만 외국 어란은 소금을 주재료로 만들고 햇볕에서 건조하지만, 우리나라 어란은 조선 간장을 쓰고 그늘에서 건조하면서 중간 중간 참기름을 발라 생선알의 필수 지방산과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를 최대화한다. 숭어 알은 세계적 바람둥이인 카사노바가 정력 증강을 위해 즐겨 먹은 음식으로도 알려졌다.
제철이 가기 전에 맛있는 숭어 싸게 사는 법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제 숭어를 즐길 제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바로 숭어를 주문하면서 사장님께 카톡 하나 보내자.
"숭어 만원짜리 배달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