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실무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카슈끄지 문제를 회의의 최고 의제로 제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C) AFP=뉴스1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무함마드 빈 살만(MSB) 사우디 왕세자와 당국자들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순방은 양국의 중대한 관계 변화를 상징한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 피살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 시키겠다"며 반인권 문제에 완고한 모습을 보여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 왕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AFP=뉴스1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과 사우디 양국의 회담은 에너지 시장 안정, 이란 핵무기 추기 저지 등 공동성명을 내놓는 등 큰 성과가 있었다. 우주·보건·투자·방산 등 총 18개 분야 협약과 양해각서가 체결된 점을 미뤄볼 때 바이든 대통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시점이 사우디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비오펙 산유국 오펙 플러스(+) 차기 회의 약 3주 전에 이뤄졌다는 점에 블룸버그는 주목했다. 산유국들은 오는 8월 3일 회의 이후 9월 이후의 원유 생산량을 조정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3주간은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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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진은 미국의 한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는 모습/ⓒAP=뉴시스
사우디를 비롯한 오펙 플러스는 이미 이달과 8월까지의 원유 증산을 결정한 바 있다. 이 조건 하에서 다음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일일 1100만 배럴로 수십년래 최대치에 달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사우디가 추가 증산에 나설 경우 최대 지속가능 설비용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현재 국영 사우디 아람코의 최대 지속가능 설비용량은 일일 1200만 배럴이다.
한편 백악관은 미국과 사우디가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화석 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이를 위해 민관 참여의 태양광·수소·원자력 분야 등에 사우디가 투자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