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은 2021년 기준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높은 교육비 부담과 가사노동 불평등과 연관이 깊어 일회성 보상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컷/사진=영화 공식 포토
4일(현지시간) 미 CNN은 '한국은 2000억달러(한화 약 260조원)를 투입했지만, 아이를 가지게 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지난 16년간 한국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려고 대규모 예산을 썼지만 오히려 출산율이 낮아졌다는 점을 짚었다.
CNN이 한국의 출산율을 특별히 조명한 것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감소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한국은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며 "이는 안정적인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보다 훨씬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시나 출산율 저하에 직면한 미국(1.6명), 일본(1.3명)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봤다. 또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에 직면한 한국은 연금제도를 뒷받침해 줄 노동인력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뉴스=뉴시스
현재의 저출산 예산 편성은 접근 방식이 일차원적인 만큼 아이들을 낳아 키우는 과정 전반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조언도 내놨다. 경제적 요인 외에 사회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예비 부모들이 출산을 주저하는데는 경제적 이유 뿐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도 기인한다"며 "한국 기업들이 육아에 더 관여하기를 원하는 남편을 허용하지 않는 문화가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공식적으로 업무시간이 종료된 후에도 일이 끝나지 않거나 정시에 퇴근하거나 회식에 빠지려면 눈치를 봐야 하는 것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통계상 육아휴직은 늘었지만, 육아휴직 과정과 기간을 온전히 편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은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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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중국 등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불평등한 가사노동이나 성 인식이 관습처럼 남아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선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BBC 등도 집중 분석한 바 있다. 이들 매체 역시 부동산과 교육비 부담, 남녀 간 가사 노동 불균형, 경직된 성 평등 인식 등을 저출산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