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문재인의 300일, 잊지못할 10 장면

머니투데이 김성휘 ,최경민 기자 2018.03.0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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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文정부300일 선거 D-100일]④취임, 파격, 지시, 위로, 만남, 외교, 질책, 사과, 적폐, 평창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5일 취임 300일을 맞이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사회·경제·정치·외교적으로 성과를 내며 60%가 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취임, 파격, 지시, 위로, 만남, 외교, 질책, 사과, 적폐, 평창이라는 10가지 키워드로 문재인 정부의 300일을 되돌아봤다.

◇취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그 자체로 역사에 획을 그었다. 현직 대통령 탄핵과 파면이란 사상 초유의 혼란한 상황이었다. '촛불' 민심은 문 대통령을 선택했고,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평범하고도 어려운 명제를 증명했다. 문 대통령은 당선 즉시 취임했고, 취임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가 출항했다.
문재인 신임 대통령 부부가 2017년 5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국회 밖에서 기다리는 국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문재인 신임 대통령 부부가 2017년 5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후 국회 밖에서 기다리는 국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파격



문 대통령은 양복 상의를 벗었다. 누군가는 와이셔츠 소매를 걷었다. 모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었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경내 산책이다. 탈권위, 소통 행보의 상징이다. '파격'은 정부운영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 변화를 지켜보기라도 하듯,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커피산책 사진은 여민관 벽에 걸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경내에서 신임 민정·인사·홍보수석비서관, 총무비서관 등과 산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5.1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경내에서 신임 민정·인사·홍보수석비서관, 총무비서관 등과 산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5.11/뉴스1
◇지시
문 대통령은 일종의 비상 집권을 했다. 자연히 정권 인수인계 과정도 준비기간도 없이 곧장 실전투입이었다. 내각도 미비, 국회 절차도 불가능해 택한 것이 업무지시다. 취임 당일, 군 통수권을 행사하는 것 외에 국민이 본 1호 업무지시를 통해 정부운영의 첫 발을 뗐다. '1호'는 일자리위원회 설치 지시였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후원전 중지 등 후속 지시가 이어졌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위로
문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딸을 아버지처럼 안아줬다. 편지낭독을 마치고 돌아가는 그를, 문 대통령은 몇 걸음 따라가서 토닥였다. 많은 관계자들이 집권 첫해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일화다. 눈높이를 낮춘 따뜻한 '위로'는 문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다. 경북 포항 지진, 충북 제천 화재, 경남 밀양 화재 현장을 찾아갔다. '대통령이 가서 뾰족한 수가 있느냐'는 우려에 문 대통령은 "그분들 말을 들어드리기라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편지를 낭송한 유가족을 끌어안고 있다.(청와대)2017.5.18/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편지를 낭송한 유가족을 끌어안고 있다.(청와대)2017.5.18/뉴스1


◇만남
문 대통령은 사회 전반에 걸친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소통을 하려고 했다. 경제인들과 만나서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직접 생맥주를 따르며 '일일 바텐더'로 나섰다. 국가 유공자들을 만날 때는 문 대통령이 직접 영빈관 입구에서 한 명 한 명을 기다리며 예우를 갖췄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세월호 유족들을 초청할 때는 청와대 정문을 열어주는 등 예우를 다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청와대) 2017.7.2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청와대) 2017.7.27/뉴스1
◇외교
북핵위기가 유효한 상황에서 미·중·일·러 4대국 외교 회복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6월 취임 후 첫 순방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쌓고 한미동맹을 과시했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웃으며 "터프해서 좋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방러, 12월에는 방중을 해 관계회복에 나섰다. 일본과는 "미래지향적 관계"에 뜻을 함께 하고 있지만, 위안부 문제 등이 유효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7.11.7/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7.11.7/뉴스1

◇질책

어느 정부나 약점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실업 완화, 소득과 양극화 개선 등의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지만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는 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새해가 되자 끝내 "각 부처는 청년 일자리가 고용노동부나 경제부처만의 일이라 여기지 말라"(1월25일)고 말했고 장차관 워크숍에선 "공무원도 혁신 대상이 될 수 있다"(1월30일)고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장·차관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내각을 향해 "여러분은 문재인정부라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며 "모두가 한 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칸막이를 없애고 부처간 충분히 소통·협의하며 일을 추진하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2018.1.3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장·차관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내각을 향해 "여러분은 문재인정부라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며 "모두가 한 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칸막이를 없애고 부처간 충분히 소통·협의하며 일을 추진하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2018.1.30/뉴스1
◇사과
"5대비리 연루자는 공직에서 원천 배제"- 문 대통령의 공약이지만 뼈아픈 과정을 거쳤다. 디테일한 기준을 못 만든 채 내각을 채워야 하는 악조건이긴 했다. 그래도 약속을 못 지킨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인사 결재권자라면, 인사 실무 책임자 격인 임종석 비서실장이 대신 사과했다. 그는 "닭 한 마리, 빵 한 조각의 사연이 다 다르더라"고 이해를 호소했다.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란 비난도 감내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  "저희가 내놓는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한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2017.5.26/뉴스1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의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 "저희가 내놓는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한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2017.5.26/뉴스1
◇적폐

집권 석 달째인 7월, 청와대 사무실 캐비닛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전임정부 문서들이 세상을 흔들었다. 한 곳만이 아니었고, 종이만 아니라 한글파일(Hwp) 등 전자문서도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일부 기밀도 담긴 국가기록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국정농단 사건의 증거로도 여겨졌다. 오래 쌓인 나쁜 관행, 즉 '적폐'의 한 단면이다.
 지난 7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의 기록물들을 국정기록비서관실 관계자가 14일 오후 청와대 민원실에서 대통령기록관 관계자에게 이관하고 있다. 이날 오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본관 재배치 중 지난 3일 한 캐비닛에서 이전 정부 민정비서관실 생산 문서를 발견했다"며 300종에 육박하는 문건을 발견한 경위와 문건 성격 등을 설명했다. (청와대) 2017.7.14/뉴스1 지난 7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의 기록물들을 국정기록비서관실 관계자가 14일 오후 청와대 민원실에서 대통령기록관 관계자에게 이관하고 있다. 이날 오후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본관 재배치 중 지난 3일 한 캐비닛에서 이전 정부 민정비서관실 생산 문서를 발견했다"며 300종에 육박하는 문건을 발견한 경위와 문건 성격 등을 설명했다. (청와대) 2017.7.14/뉴스1
◇평창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은 성공으로 끝났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논했다. '천안함 폭침 주역' 논란이 있었지만,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비핵화 방법론'까지 거론했다. 북미관계 개선 등 여전히 과제가 산적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는데 성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청와대) 2018.2.1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청와대) 2018.2.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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