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300일간 이어진 문재인표 '안정적 개혁'

머니투데이 최경민 김성휘 기자 2018.03.0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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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文정부300일 선거 D-100일]②경제 분야 물음표 여전…내각에 힘 실어줄 필요도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05.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05.10.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과 청와대에서 만났다.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수석보좌관회의, 국무회의 등에서 문 대통령은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1주일이 지난 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고 했다.


지난해 5월10일 취임한 후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일을 추진하되 서두르지 않는다. 가급적 여론 절대 다수의 지지를 얻는 방안을 모색한다. 느리지만 효율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하려 노력한다.


안정감을 주기 위한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비정상적’ 여건 속 출범했다. 국민 절대 다수가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실패할 여지가 크다. 참여정부 때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국정 실패를 경험했던 문 대통령 개인의 학습효과일 수도 있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청와대 내에서 가장 보수적 인사로 문 대통령을 꼽는다. 이념이 보수적이라는 게 아니다. 의제 설정과 정책 추진의 과정이 신중해서 안정감이 있다는 얘기다.


안정감을 뒷받침하는 것은 소통의 리더십이다. 문 대통령은 촛불 민심이라는 국민의 뜻이 자신을 당선시켰다는 점을 잘 안다. 국민과 접점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경호를 최소하고 국민들과 '셀카'를 찍는다. 올림픽 경기를 관람할 때도 일반석에 앉아 시민들과 함께 응원을 했다. 쇼통(보여주기+소통)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역대 정권 중 문 대통령이 소통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60%를 넘는 지지율에서 보듯 성과는 적잖다. 특히 우려했던 외교 분야의 성적표가 기대 이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네 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미동맹을 공고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0% 지지한다"고 밝히자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도 힘을 받았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마무리되며 '코리아 패싱' 논란은 사라졌고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의 운전대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확정하면서도, 박근혜 정부 때 파탄에 빠졌던 한중관계를 서서히 회복시키기도 했다.


다만 경제정책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특정 경제 영역이 급격하게 악화된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의 ‘안정적 개혁 스타일’을 고려할 때 일부 정책의 속도가 빠른 게 걱정을 키운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이 대표적 사례다. 방향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정책 추진 과정의 반발과 혼선도 있다.


내각의 꼼꼼한 정책 추진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지난 300일동안 남북 관계, 북핵문제, 한미동맹, 적폐청산 등에서 문 대통령의 개인기에 의존했다. 이후 성적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방향을 뒷받침할 만한 내각의 디테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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