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주가·수출은 A학점, 고용·부동산정책은…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2018.03.0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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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300일 선거 D-100일]③300일 맞은 문재인정부 경제성적표

문재인 정부 취임 전인 지난해 4월 말 2205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말 2427로 10% 상승했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산업생산과 투자도 최근 2개월 연속(2017년 11월, 12월) 증가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9700달러로 추정되며, 올해는 3만달러를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표면적으로는 새 정부 들어 경제가 순항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을 앞세우고 있는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효과라기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의 영향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정책 1순위로 삼고 있는 고용은 아직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만4000명 늘었다. 취업자수 증가 폭이 4개월 만에 30만명 대로 다시 올라선 것이다.

반면 실업자 수는 102만 명으로 5개월 만에 다시 100만명 선을 넘어섰다. 특히 청년들의 사정이 안좋다. 전체 실업률이 3.7%로 전년과 같은 가운데,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8.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일자리 추경'이라는 이름으로 11조원 추경을 편성해 집행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 챙기기까지 했지만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이유다.



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한 또다른 정책 목표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었다. 정부 출범 이후 6·19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8·2 대책, 9·5 후속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네 차례 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재건축 연한 강화, 보유세 강화 등의 추가 대책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매매가는 한주동안 0.31% 상승했다. 반면 지방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미분양주택이 증가하는 등 양극화가 심해졌다.

정부는 초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논란을 자초하는 등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들과 정치인 출신 장관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이에 증세를 놓고 이견이 노출됐다. 김 부총리는 법인세·소득세율 인상과 관련해 메시지가 일관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가상통화 정책도 각 부처가 중구난방으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했다.

현재까지도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진짜 역량을 보여야 시기는 이제부터다. 금호타이어와 한국GM, 성동조선, STX, 광물자원공사 등 대규모 일자리가 걸려 있는 구조조정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미국 정부의 통상 압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고, 중국의 사드(고도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은 우리 경제 회복을 주도한 수출에 대한 우려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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