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농업 대박'의 불안정한 미래 [PADO]

머니투데이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2024.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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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 국가의 경제가 발달할수록 농업 등의 1차 산업 비중은 줄어들고 제조업(2차), 서비스업(3차)의 비중이 커진다는 게 통념입니다만 브라질의 사례는 이를 완전히 뒤집고 있습니다. 세계 3위의 항공 업체 엠브라에르를 보유한 브라질이지만 대규모 기업농의 약진으로 지금은 농업이 브라질 경제를 떠받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해안 지역이 부유하고 내륙 지역이 가난한 편이었지만 지금은 애그리비즈니스 붐으로 내륙 지역이 빠르게 발달해 '이촌향도'가 아닌 '이도향촌'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대규모 플랜테이션 개간을 바탕으로한 브라질 농업의 압도적인 경쟁력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닙니다. 지난 20년 간 급속한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의 수요가 꺾이고 있고 기후변화로 인한 혼란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도 두고 볼 일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브라질 마투그로수의 플랜테이션. 아마존 열대우림을 개간한 것이다. /사진=Riccardo Pravettoni/GRID-Arendal브라질 마투그로수의 플랜테이션. 아마존 열대우림을 개간한 것이다. /사진=Riccardo Pravettoni/GRID-Arendal


맞춤 정장에 은색 커프스 단추, 갈색 가죽 로퍼를 신은 마르셀로 야마가타는 보아에스페란사의 광활한 대두(大豆) 농장과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도로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원래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인 야마가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해변 지역 여러곳에서 자랐다. 그러나 3년 전 그는 리우에서 서쪽으로 1500km 이상 떨어진, 브라질 중부의 무더운 외딴 마을로 이사했다.



"베팅을 했죠." 야마가타가 광장을 내려다보는 자신의 공증인 사무실에서 말한다. "이곳은 언젠가 엄청나게 커질 거예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44세 남성은 보아에스페란사 뿐만 아니라 브라질 중서부 전역을 변화시키고 있는 호황을 쫓고 있다. 반도체나 인공지능의 호황이 아니다. 농업과 기업형 영농의 호황이다. 브라질 사람들은 간단히 "아그로"(agro)라고 부른다.



세계적인 식량 수요 급증(특히 중국)에 힘입어 농업 부문은 최근 몇 년 동안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국 브라질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했으며, 오늘날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10년 전 18%에서 증가한 수치다. 상파울루대학교 응용고급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브라질 농업은 직간접적으로 인구의 27%를 고용하고 있다.

2000년 1분기를 100으로 상정했을 때 브라질의 농업(적색), 제조업(하늘색), 서비스업(녹색)의 GDP 비교. /그래픽=FT 2000년 1분기를 100으로 상정했을 때 브라질의 농업(적색), 제조업(하늘색), 서비스업(녹색)의 GDP 비교. /그래픽=FT
농업이 이제 거의 단독으로 브라질의 경제적 명운을 떠받치고 있다. 2023년 1분기 농업 부문은 무려 21% 성장했고 연간 15% 이상 성장했다. 가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1996년 이후 가장 강력한 성장세로, 전체 국가 경제성장률을 예상을 뛰어넘는 2.9%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아그로 호황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은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보다 큰 주인 마투그로수다. 서쪽으로는 볼리비아, 북쪽으로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맞닿은 곳이다. 보아에스페란사가 속한, 역사적으로 황량한 오지였던 이 주는 오늘날 브라질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손꼽히며 백만장자와 억만장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가 바로 미래예요." 마투그로수 내 '브라질 농업의 수도'를 자처하는 소리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프란시스쿠 페레이라가 말한다. "돈이 넘쳐나요. 그리고 매년 더 성장하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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