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화면 캡처
‘요정재형’은 정재형의 취향이 오롯이 담긴 유튜브 콘텐츠 채널이다. 정재형이 지인 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요정식탁’, ‘요정식탁’에서 그가 선보이는 요리들의 레시피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요정 레시피’, 정재형이 사용하는 그릇이나 소품들을 궁금해하는 구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정평이 난 그의 취향을 공유하는 ‘요정과소비’ 등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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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정재형의 철저한(?) 사전조사가 기반이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토크쇼는 작가가 출연자에 대해 사전 조사를 마치고 대본을 준비하지만, ‘요정식탁’은 이와는 별개로 정재형이 촬영을 앞두고 출연자의 최근 작품 혹은 활동을 직접 확인한다. 이미 여러 출연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드러났던 정재형 식 사전 조사(?)는 ‘요정식탁’ 특유의 편안함과 진솔한 대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배경이 됐다. 자신의 집을 찾은 손님과의 대화에서 묻어나는 정재형 식 배려와 존중, 경청과 다독임, 때로는 쓴소리까지도 아끼지 않는 그의 모습은 여느 TV 토크쇼에서도 최근 많아진 유튜브 토크 콘텐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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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재형의 채널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색으로 구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던 건 아니다. 작곡가로, 영화 음악 감독으로, 방송 진행자 등으로 오랜 시간 활약해온 그는 이미 여러 방송을 통해 패션 센스로, 취향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던 바. 채널 오픈 당시 정재형은 집 인테리어, 곡을 만들고 해듬이(반려견)와 함께하는 일상 등을 담은 브이로그 등을 공개했지만, ‘요정식탁’이라는 코너를 통해 채널의 색을 오롯이 잡은 건 갓 1년을 넘겼다. ‘요정식탁’ 첫 화에는 요정의 아이덴티티가 된 날개를 달고 높은 곳에서 날아오르는(이라 쓰고 ‘뛰어내리는’이라 읽는) 정재형을 볼 수 있다. 현재에 와선 날개를 달고 자신의 집 문을 열어 손님을 맞이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한때 채널을 돌리기만 해도 쉽게 만날 수 있었던 토크쇼는 TV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방송되는 토크쇼에도 유명 연예인이나 스타, 대단한 업적을 세운 누군가가 아니고서야 쉽게 주인공이 될 수 없었지만, 프로그램마저 사라진 이상 누군가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는 더 이상 찾기 어려워졌었다. 유튜브로 자리를 옮긴 토크쇼는 저마다의 색으로 더욱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상황. 그 가운데 ‘요정식탁’은 만인의 ‘요정’이 된 정재형의 취향을 엿보고, 어디서도 쉽게 만날 수 없던 쟁쟁한 게스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정재형이 자신의 집을 찾은 손님들과의 대화에서 전하는 가슴 따뜻한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울리기도 한다.
‘요정식탁’은 어쩌면 그의 표현대로 그에게 ‘환갑을 앞두고 맞이한 전성기’가 아닐까. “보여줄 게 많은 사람” 정재형이 보여줄 다른 모습들도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