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 이적 쉽지 않았다" 장충 9년 접고 김천 향한 강소휘, 국대 에이스는 왜 'GS 프랜차이즈 스타' 길 포기했나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4.08.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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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휘. /사진=한국도로공사 배구단 제공강소휘. /사진=한국도로공사 배구단 제공


GS칼텍스 시절 강소휘. /사진=KOVO 제공GS칼텍스 시절 강소휘. /사진=KOVO 제공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27·한국도로공사)가 GS 칼텍스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포기한 솔직한 이유를 전했다.

강소휘는 지난 23일 베트남 닌빈에서 열릴 2024 베트남 텔레비전(VTV) 컵대회 참가를 앞두고 "민트색(GS 칼텍스 유니폼)이 잘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피부가 쿨톤이라 그런지 네이비색(도로공사 유니폼)이 더 잘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3~2024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갖춘 강소휘는 지난 4월 한국도로공사와 3년(2024년~2027년) 24억 원으로 연간 총보수 8억 원(기본 연봉 5억 원, 옵션 3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강소휘는 GS 칼텍스와 장충을 대표하는 스타였다. 2015~2016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서울 GS칼텍스에 지명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첫 시즌부터 신인상을 받으며 날아올랐다. 이후 9시즌 동안 베스트 7(아웃사이드 히터) 2회, KOVO컵 최우수선수(MVP) 3회(남녀부 역대 최다 수상) 등 뛰어난 활약을 해온 선수다.

그런 그가 GS 칼텍스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포기한 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망과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의 한마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강소휘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며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중요한 결정이라 FA 기간 내내 고민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기회를 포기하는 게 너무 아쉽지 않냐 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경북 경산에서 태어났지만, 경기도 안산의 원곡고를 나온 뒤 줄곧 수도권에서 학창 시절과 선수 생활을 보낸 강소휘에게 오랜만의 지방 생활은 쉽지 않았을 터.

강소휘는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게 쉽진 않았지만, 김종민 감독님께서 '한번 도전해봐라, 변화를 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이 제일 컸다"며 "김천 분들 인심이 좋다. 무엇을 사더라도 서비스를 주고,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분들도 있다. 목욕탕에서도 알아보셔서 당황했는데 그래도 감사했다. 행동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보다 올드한 스타일이다. 딱히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지역을 옮기는 건 괜찮았다. 방이랑 침대만 있으면 된다"고 미소 지었다.

커리어 2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소휘가 1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와계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배구단 제공커리어 2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소휘가 1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와계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배구단 제공
올 시즌 강소휘는 8억 원을 받아 여자부 최고액 연봉자로 올라섰다. 김연경(흥국생명), 박정아(페퍼저축은행)의 7억 7500만 원을 제친 금액이다. 그런 그에게 한국도로공사는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다. 이에 강소휘는 "아무래도 연봉을 많이 받으니까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이걸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제일 큰 과제인 것 같다"면서도 "최대한 단순하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잘하자'는 마인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행히 새로운 팀원들의 도움으로 코트 안팎 김천 라이프에 금세 적응하면서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강소휘는 "원래 있던 팀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 의지할 수 있는 (이)윤정이가 있고 (김)현정이랑도 오래 알았다. 대표팀에 같이 갔다 온 (문)정원 언니랑도 대화가 잘 통한다. (임)명옥 언니, (배)유나 언니도 많이 도와준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임)명옥 언니가 2단 토스를 올려주는데 내 입맛에 찰떡같이 올려주신다. (이)윤정이나 (하)효림이 등 세터들이 내가 요구한 대로 볼을 잘 올려줘서 편하다. 또 베테랑 언니들이 중심을 잡아줘서 따라가면 된다. 후배들도 착해서 편하다"고 활짝 웃었다.



강소휘. /사진=한국도로공사 배구단 제공강소휘. /사진=한국도로공사 배구단 제공
지난 시즌 35경기에서 444득점, 공격 성공률 39.30%로 국내 윙 공격수 중 공격 종합 2위, 득점 3위를 마크했던 강소휘는 새 시즌을 앞두고 후위 공격 완성도를 높이려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강소휘는 "매년 백어택 연습을 하고, 경기 중에 백어택을 많이 때리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며 "올해는 세터 (이)윤정이와 밥 먹듯이 백어택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 올해는 그런 모습을 시즌에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V TV 컵은 강소휘가 훈련에만 매진해온 노력의 결과를 한국도로공사 팬들에게 내보일 첫 무대다. 강소휘는 "아직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설렘 반 걱정 반이다. 그냥 더 잘하려 한다. (V TV 컵과 정규시즌에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추구하는 배구를 잘 따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을 잘 옮겼다는 소리도 한번 듣고 싶다. 그러면 그만큼 팀에서 내 몫을 하는 선수가 됐다는 의미 아닐까. (이)윤정이랑도 완벽한 호흡으로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며 "내게 가장 큰 목표는 별 세 개(우승 3회)를 다는 것이다. 2년 안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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