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서경민 판사는 미국 하와이에 사는 원고 A씨가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7월19일 A씨 승소로 판결했다.
영등포구는 A씨가 부동산 실소유자가 아닌데도 타인의 명의를 빌려 부동산을 등기한 것으로 판단했다.
영등포구는 2020년 7월23일 과징금 부과 처분서를 A씨의 주민등록상 행정관리주소로 등록된 서울 성동구 응봉동 주민센터로 보냈다. 과징금 부과 처분서는 같은 달 28일 주민센터 직원이 받았지만 A씨가 수령하진 못했다.
영등포구청 직원은 지난해 8월 카카오톡 메시지로 600만원 체납 고지서 표지가 촬영된 사진과 함께 A씨에게 과징금을 납부하라고 연락했다. A씨는 이를 통해 과징금 부과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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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영등포구청이 주민센터로부터 송달된 처분서를 받지 못했고 주민센터는 A씨의 법적 고지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며 과징금 부과 처분을 적법하게 고지하지 않았으므로 처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과징금 대상이 된 부동산은 명의신탁된 것이 아니라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과징금 부과 처분 과정에서 사전통지 등을 통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등포구청은 A씨가 해외 체류 중이었기에 행정상 관리주소인 주민센터로 송달한 것이 적법했고 카카오톡 메시지로 A씨에게 과징금 부과 사실을 알린 것도 고지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구청이 A씨에게 과징금을 적법하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 판사는 행정상 관리주소인 주민센터는 부동산실명법 및 지방세기본법에 규정된 '실제 생활 주소'가 아니기 때문에 적법한 송달 장소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구청이 카카오톡 메시지로 과징금 부과 사실을 알린 것도 적법한 고지 방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서 판사는 "해외 주소를 파악해 해외 주소로 송달하거나 이것이 곤란할 경우 공시송달의 방법 등을 통해 송달할 수 있다"며 "응봉동 주민센터 직원에게 송달수령의 권한을 위임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A씨 신청에 따른 적법한 전자 송달의 방법으로 고지됐다고 볼 수 없다"며 "처분이 적법하게 A씨에게 고지되지 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