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원 창업기업인 엠에프알(MFR, Multipurpose Field Robotics)의 이승열 대표(사진)는 '다목적 건설로봇 플랫폼'에 대한 질문에 "로봇팔과 다리(이동체), 머리(통합제어기), 손(그리퍼), 감각기관(센서)이 건설 임무에 맞게 교체돼 다양한 변신 로봇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적용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대표는 뮌헨 공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거쳐 현재 DGIST 지능형로봇연구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기까지 건설로봇 R&D 명맥을 계속 이어왔다. "한 때 논문·특허 같은 연구실적을 쌓는 게 인생 최대 목표였지만 건설 안전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내가 가는 길이 정말 옳은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항상 그 답을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특히 2020년부턴 반도체, LCD,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늘면서 벽면부나 바닥부 마감재 시공 로봇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엠에프알에 따르면 최근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증축 현장에 투입을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고정밀 추적 센서로 정확한 위치에 30초당 2장의 바닥 마감재를 동시에 설치한다"며 "7명의 작업자가 할일을 로봇 한대가 해낸다"고 말했다.
또 오는 5월부터 경부고속도로 직선화·지하화 공사에 '지하차도 내화패널 설치 로봇'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한 올해 예상 매출은 약 33억원으로, 내년 해외 진출을 기점으로 8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엠에프알은 앞으로 △콘크리트 유지보수 로봇 △건설 용접용 로봇 △페인팅 로봇 △지하공동구 화재 감시 및 소방 로봇 △싱크홀 예방을 위한 하수관로 유지보수 로봇 등을 개발해 로봇 플랫폼 모듈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엠에프알이 현재 보유 중인 특허는 국내 111건, 해외 39건이다. 이 대표는 "저희의 작은 날개짓이 나비효과가 돼 언젠가 건설 현장 내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며 "중대재해법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로봇 적용 분야는 작업자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건설 작업은 배제하고 위험하고 힘든 작업에 국한돼 있다"면서 "로봇 도입 로드맵 상 최종 단계에서 작업자는 현장 밖에서 창의성이 요구되는 건설 프로젝트를 기획·설계하고 작업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된 의사결정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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