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이'의 한 장면/사진=CJ엔터테인먼트
첩보액션물의 바이블로 통하던 007시리즈 인기가 수그러들고 '본' 시리즈로 관객들이 옮겨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먼저 철수는 불임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간 정액검사실에서 야쿠르트 요원으로부터 첫 임부를 전달받는다. '야동'이 재생되고 있는 TV모니터에 네모난 수신장치를 붙이는 것만으로 본부와 영상통화가 가능하게 된다.
이는 최근 출시된 웬만한 TV 장비엔 전부 탑재돼 있는 홈네트워크 장비인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가 지원된다면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다. DLNA 인증을 받은 제품들끼리는 서로 연결되며, 홈네트워크 상에선 서로 통신할 수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외부에 알려지기 힘든 극비사항을 다루는 작전본부임에도 불구하고 모니터 화면 가림장치 하나 없이 화면의 양쪽과 어떤 시야에서든 보고 터치할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장면은 가장 역설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물론 스파이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 '스파이'의 한 장면/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는 2장의 유리 사이에 홀로그래픽 스크린 필름을 넣어 양쪽에서 빔 프로젝터로 유리에 영상을 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더 나아가 이 트랜스 월은 유리에 표면 진동소자를 부착해 손을 대면 직접 소리와 진동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단순한 유리벽 같지만 감각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미디어인 것이다.
영화에선 X레이선을 통해 무기 소지 여부를 파악하고, 사람의 신체나 벽 뒤에 뭐가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투시안경과 렌즈가 나온다. 이는 빛이 사방으로 번져 나가는 '산란' 현상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실제 구현이 가능하다.
박용근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는 미국 MIT 분광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홀로그래피를 활용해 빛 산란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구름과 연기와 같은 장애물 때문에 보이지 않던 건너편의 물체를 또렷하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사람의 피부와 같이 산란이 심한 물체 뒤에 숨어있는 대상까지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류준영 기자의 '팝콘 사이언스'
3D 로보틱스가 개발한 신형 쿼드콥터(Quadcopter, 회전날개가 4개인 헬리콥터)는 일반 소비자용 드론으로 안드로이드 비행 시스템이나 비슷한 앱을 구동하는 태블릿으로 조정할 수 있다.
그밖에 영화는 신문에 인쇄된 QR코드로 지령을 전달하고, 127.11.43.36.21.0과 같은 GPS(위치확인장치) 좌표로 인질의 위치를 알려준다. 또 사람의 옆모습만 촬영되어도 신상 정보를 훤히 꿰뚫어보는 CCTV 시스템으로 테러범을 색출한다. 이런 기술은 이미 대중화됐거나 상용화를 앞둔 기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