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영 기자의 '팝콘 사이언스'
물고 물리는 감시의 포위망 속에서 범인을 집요하게 쫓는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 생활 주변에 정말 많은 CCTV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운영되는 방범용 CCTV는 약 6만5000여대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최첨단 감시장치가 많아지면 구치소가 필요없게 된다. 대신 가택연금 상태의 원격 감시가 늘어나 막대한 구치소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
영화 '감시자들'의 한 장면/사진=NEW
그러면 먼 미래 식량·물·전력 등의 부족사태가 커졌을 때 스마트폰을 통해 이런 경고문자를 받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금일 할당된 물을 초과해 마셨으니 내일 오전까지 일체의 수분흡수 행위를 금지한다."
과학계는 CCTV가 불특정 다수를 감시하는 장치였다면, 미래엔 피부 속에 손톱만한 칩을 넣어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심장박동과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측정하는 '건강용'이란 타이틀로 포장된 채 말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다시 CCTV 얘기로 돌아가보자. 최근 독거노인이나 맞벌이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가정을 대상으로 동작 패턴을 인식하는 CCTV가 인기다. 이 CCTV는 실시간으로 촬영된 영상을 분석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인식됐을 때 스마트기기를 통해 알려줘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이처럼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와 있는 CCTV 기술은 무척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군용 CCTV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지난 2007년, 영국 국방부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출품된 드림팩트사의 ‘아이볼’(I-Ball)은 적군 진영을 360도로 관찰하기 위해 개발된 공모양의 CCTV로 유탄발사기로 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아이볼은 특히 작전이 힘든 시가전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내구성 역시 뛰어나 전력만 지원된다면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드림팩트사는 "아이볼이 영하 32도에서 영상 44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CTV는 더욱 발전해 이젠 음원 위치까지 추적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음원 위치 추적 카메라 시스템'은 소리가 센서에 도달하는 정보의 차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해 음원이 갖는 공간 정보를 추출하며, 이를 이용해 음원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공간상에 가시화해 보여준다.
이 기술을 개발한 권휴상 표준연 박사는 "현재 군수용 보안감시시스템으로 응용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음향 어레이 및 카메라로 구성되는 센서부와 이벤트 발생 판정 모듈, 음원위치 탐지 모듈, 음장 가시화 모듈 등으로 구성되는 신호처리부로 구성돼 있다.
휴대폰에서 음원을 재생해 소음원의 위치를 파악하는 모습/사진=표준연
또 원하는 지점의 음향 정보만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 근접화면으로 범행 현장이나 범인의 얼굴을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음향신호는 상시 모니터링이 용이하고, 영상에 비해 시야각과 같은 탐지 범위의 제약이 적어 보안 감시 분야에서 효율적인 활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