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센서' '입는 제세동기' 놀라운 첨단의료기 실제는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3.09.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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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사이언스-⑮]영화 '엘리시움'에 등장하는 가상의 헬스케어기기

편집자주 영화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엘리시움' 영화의 한 장면/사진=소니픽쳐스코리아'엘리시움' 영화의 한 장면/사진=소니픽쳐스코리아


'억' 소리나는 제작비(1280억원)와 거대한 스케일로 중무장한 SF영화 '엘리시움'은 '의료민영화'라는 현실적인 묵직한 물음을 미래 시각으로 제시했다는 데서 수많은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영화는 서기 2154년, 상위 1% 부유층이 황폐해진 지구를 버리고 '엘리시움'이란 유토피아에서 산다는 설정으로 막을 연다.



극단적인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요소로 엘리시움 각 가정마다 설치돼 있는 첨단 헬스케어기기가 이용된다. '퍼스널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같은 이 의료장비는 단 한번의 짧은 스캐닝만으로 백혈병을 10초 만에 완치시키고, 수류탄에 손상을 입은 얼굴도 재생시킨다. 그 어떤 질병도 고치는 '만병통치 치료기계'인 셈.

영화 말미에선 엘리시움의 시민권을 얻은 지구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지급한 것이 빵이나 생필품이 아니라 의료기기였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가진 주제를 또한번 강하게 부각시킨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요즘 헬스케어기기로는 어떤 병까지 치료가 가능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질 만하다.

헬스케어 신기술은 삼성의 '갤럭시기어' 애플의 '아이워치'처럼 최근 IT제품의 메가트렌드인 '웨어러블(입는)'과 무관치 않게 발전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의 국내 개발 동향으로는 △조끼처럼 착용하는 자동제세동기 △휴대용 나트륨·칼륨 분석키트△혈중산소포화도, 체온, 맥박, 호흡 등을 측정하는 스마트폰 결합형 의료단말기 △병동 내 복합생체신호모니터링 서비스 등이 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 광역경제권연계협력사업에 선정된 김윤년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박희준 의용공학과 교수의 '부정맥 질환 진단·치료기기 개발 및 상용화 지원사업'의 주요 개발 내용으로 2015년까지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입는 자동제세동기'는 환자의 심장활동을 매초 측정하고 필요시 전기 충격을 가하도록 설계된 기기로 최근 미국 등 헬스케어 기술 선진국에서도 임상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김 교수는 "환자가 가정에서 소변을 통해 손쉽게 나트륨과 칼륨을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분석기는 급증하는 심부전 등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피부에 삽입하는 기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PC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뛰어들 정도로 이 분야 연구 프로젝트간 경쟁은 치열하다.

가장 최근의 예로 7월 국립대만대학교 연구팀은 사람의 치아에 내장해 흡연, 식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공개한 바 있다.

7미리미터(㎜) 정도로 성인의 어금니 안에 심을 수 있을 정도인 이 센서를 통해 의사들은 환자가 흡연을 했는지, 식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센서 안에는 블루투스 모듈이 들어가 있어 치아 사용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 작동했을 때 정확성은 94%에 가깝다.

이 밖에도 '전자 문신'을 피부에 이식하는 방식의 질병 치료법도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존 로저스(John Rogers) 교수는 전자 회로를 고무 스탬프로 피부에 찍은 후 보호 코팅으로 덮는 기술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컴퓨터의 회로 기판을 피부에 덧입힌 것과 같다. 이를 통해 주치의는 환자가 퇴원한 후의 회복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전자 문신은 약 2주간 유지되며 이후 자연적으로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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