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덕지 교육 현주소는] ⑧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산업 파급 효과는?

머니투데이 MT교육 정도원 기자 2013.05.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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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아웃에서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용마중 선수들. 롯데리아의 후원에 따라 양쪽 소매에 롯데리아와 서울시교육청 로고를 붙이고 있다. /사진=정도원 기자덕아웃에서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용마중 선수들. 롯데리아의 후원에 따라 양쪽 소매에 롯데리아와 서울시교육청 로고를 붙이고 있다. /사진=정도원 기자


운동부가 아닌 각급 초·중·고등학교의 순수 야구 동아리들이 리그전을 통해 겨루는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 그 운영의 실태는 어떠할까.

한국연식야구연맹(KSBF)은 이진영 팀장, 김정모 팀장 등의 실무자를 일선 학교 현장에 파견해 일정 관리 등 어려운 업무를 기꺼이 떠맡고 있다. 심판은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KBF) 소속 심판들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KBF 심판들은 전업 심판이 아니며 따로 생업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일이다. 물론 이들 심판들은 명지전문대학과 한국야구위원회(KBO)·대한야구협회(KBA)·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KBF)가 공동으로 창설한 야구심판학교에서 10주간의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거쳐 양성된 전문 심판들이다.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의 심판은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 소속 심판들의 재능 기부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정도원 기자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의 심판은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 소속 심판들의 재능 기부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정도원 기자
오정훈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15일 용마중학교에서 열린 용마중과 성일중간의 경기를 지켜보다 "각종 경기 단체, 연맹 등과의 협력은 잘 되고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는 현재 롯데리아에서 유니폼을 후원하고 있다. 오 장학사는 "이것은 일종의 시드 머니"라고 말했다. 야구를 하는데 유니폼만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유니폼을 갖추면 스파이크도 사게 되고, 안경을 끼고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니 고글도 사게 된다"며 "스포츠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용마중의 김정태 군은 데쌍트의 이너웨어에 눈 밑에는 아이패치를 사서 붙이고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오 장학사의 생각대로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취미로서 단체 구기 스포츠를 익힌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한 뒤에도 지역스포츠클럽 활동을 하게 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우리 스포츠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산정하기조차 쉽지 않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는 연간 5000여 경기를 치르게 되는 큰 사업이다. 이러한 큰 행사에 대한 기획과 마케팅 등 부수적으로 파급되는 산업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오 장학사는 "세간에서 대치동 학원 운운하니 강남 엄마들은 학원만 보내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대한 반응은 강남이 더욱 열성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분들은 공부를 잘하려면 일정한 체력이 필요하고, 또 운동을 해야 사회성과 인성을 기를 수 있어 사회에서 성공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키워드인 인간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이조차 빈익빈 부익부라는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서만큼은 학생들에게 기회의 평등, 즉 평등한 출발선을 보장해주기 위해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오 장학사는 "물론 이 곳 동부교육지원청처럼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더 많은 지원을 하는 일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야구를 너무 좋아하는데, 하고 싶어도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이를 지원해 주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이 모든 일을 예산, 즉 세금으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기업 또한 체육, 스포츠 교육과 관련된 후원이 갖는 의미에 대해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포스코는 서울대 내에 스포츠센터를 건립한 뒤 헤아릴 수 없는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무수한 기업들이 서울대에 건물을 기부했지만 포스코스포츠센터처럼 자주, 그리고 수시로 거론되는 건물은 없다. 서울대생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도 포스코스포츠센터의 언급 빈도는 여타 기업명이 붙은 건물과의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현재는 롯데리아가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를 후원하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교육감이 체육 활동을 장려하고 있고 사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출전하는 학생들의 유니폼을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후원을 해오고 있으며 후원금 또한 매년 증액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프로그램에 주목해 후원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가 더욱 확대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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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교실에 칠판 없는 격" 열악한 체육 교육 여건
⑥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에서 희망을 본다
⑦우리만의 스토리, 한국의 '고시엔' 머지 않았다
⑧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의 산업 파급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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