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는 우리만의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 낼 우리의 '고시엔'이 될 수 있을까. 사진은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 현수막. /사진=정도원 기자
1회초 성일중의 최원조 군이 선제 3점 홈런을 때려낸데 이어 2회초 1점, 4회초에서 다시 1점을 추가 득점하며 5-0으로 크게 앞서나가자 용마중 야구 클럽의 김삼년 지도 교사가 타임을 걸고 마운드에 올라가 "긴장하지 말고 연습한대로만 하자"며 학생들을 다독였다.
홈팀 용마중의 마지막 공격인 6회말. '연고팀'을 응원하는 용마중 학생들은 경기하기 전보다 배로 늘어났다. 선두타자 오준 군이 볼넷을 얻어 걸어나가고 후속타자 고대호 군의 3루 땅볼 때 상대 수비의 빈틈을 틈타 2루를 거쳐 3루까지 진루했다. 안태완 군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마침내 5-4, 한 점 차이.
성일중학교 선수단. /사진=정도원 기자
한편 용마중의 김정태 군은 "즐기면서 하는 것이니까 승패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해 온 친구들이니까 단합력을 바탕으로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뜻을 비췄다. 같은 학교의 최선웅 군은 "져서 좀 아쉽긴 하다. 이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입맛을 다시며 "주말과 월·수·금 방과 후 시간에 짬을 내어 틈틈이 하고 있는데 친구들을 자주 보게 되고 함께 협동해서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최 군도 "부모님이 적극 권장해주고 있다"고 말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막상 하게 되면 학부모가 효과를 실감하고 긍정적이 된다는 말을 뒷받침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본 용마중의 이예지 양은 "1점차로 져서 아깝지만 멋진 경기였다"며 "성일중은 세 번째 경기인데 우리(용마중)는 첫 경기라 너무 긴장해서 역전에 실패한 것 아닐까"라고 나름대로 패인을 분석했다. 이 양은 급우들이 밝힌 전국 대회 우승 목표에 대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강한 믿음을 표시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관전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 팀이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레 되물으며 "서울시 교육감 대회에서 꼭 우승해서 학교의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용마중학교 선수단. /사진=정도원 기자
이 날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전국 대회'를 노리는 양 팀 학생들의 당찬 포부를 들으니 이제 우리의 '고시엔' 도전 스토리를 그려낼 날이 머지 않은 듯 했다.
▶관련기사 : 체·덕·지 교육 현 주소는
①"함께 입학한 17명 중 야구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단 2명"
②'취미반' 리틀야구단, 그들이 배우는 것
③"승패보다 즐기는 과정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
④"교양체육 없앨까" 서울대의 역주행
⑤"교실에 칠판 없는 격" 열악한 체육 교육 여건
⑥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에서 희망을 본다
⑦우리만의 스토리, 한국의 '고시엔' 머지 않았다
⑧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의 산업 파급 효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