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총장배 백학기 야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대 보조운동장의 전경. /사진=정도원 기자
제9회 도미노피자기 전국 리틀야구대회 경기가 분산되어 치러지는 구리시 주니어 야구장. '마운드가 있어 야구장이구나' 싶을 뿐 마운드·덕아웃·펜스 등의 시설을 빼고 보면 그냥 한강변의 모래땅이다. 구장과 주차장은 펜스로 구분지어져 있을 뿐 안팎의 환경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펜스만 뒤로 물리면 원래 주차장이었던 곳도 학생 선수가 뛰고 뒹구는 경기장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서울대의 교양 야구, 교양 양궁 등은 1학점이 부여되어 보조운동장에서 강의가 진행된다. 실내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여러 단과대학의 교양 강의처럼 이들 교양 과목에게는 보조운동장이 강의실인 셈이다. 엄연히 강의가 진행되는 공간인 만큼 최소한의 시설은 갖추고 있을까.
이 곳에서는 교양 체육 과목의 강의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서울대학교내 33개 야구 동아리에 소속된 1547명의 교수·교직원·학부생·대학원생 등 대학 구성원들이 연중 계속되는 리그전인 스누리그를 진행하고 있으며 총장배 백학기 야구대회, 종합체육대회 야구 종목, 총동창회장배 동문야구대회 등 주요 토너먼트 대회들도 치러진다.
백학기 경기를 치르고 있던 선수들은 "불규칙 바운드는 그냥 일상"이라고 말한다. 스누리그 클럽에는 리그 경기 중 선수가 부상당할 경우 학생처 복지과에 학생의료공제회비 급여를 요청하는 절차 안내가 공지글로 올라가 있다. 그만큼 부상은 일상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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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종합체육관(정면 건물) 옆으로는 보조체육관이 신축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원래 있던 보조체육관을 헐었지만 아직 신축은 시작되지 않고 있다. 멀리 보이는 건물은 포스코스포츠센터. /사진=정도원 기자
일례로 개회식이 열린 곳의 정식 명칭은 종합체육관이지만 학생들은 그냥 체육관이라고만 부른다. 학내에 무슨 다른 체육관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체육관 옆으로는 90년대부터 논의되던 서울대 체육교육과의 숙원 사업인 보조체육관 신축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것이 지어지면 서울대의 체육 여건은 획기적으로 개선이 되는 것일까.
"리모델링일 뿐이다. 공간만 약간 늘어날 뿐"이라고 김 교수는 잘라 말했다.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체육관만 하나가 아니라 대운동장도 하나다. 그는 "대운동장 하나에서 모든 스포츠를 다한다"며 "예약을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학내 동아리가 하나 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