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진위논란④ HSBC해명? ID도용?

정현수 기자 2009.01.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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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진위논란④ HSBC해명? ID도용?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주장한 K씨는 월간 신동아 2월호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의혹들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K씨의 주장에는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HSBC와 관련한 해명이 대표적이다.

◇ HSBC 부분은 오타였다?



K씨는 신동아 인터뷰에서 HSBC를 중국계 은행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실수했다"며 "멤버 중 한 명이 썼는데 오타였으므로 정정해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거론된 HSBC는, 미네르바가 썼다고 추정되는 글에서 영국계 은행인 이 은행을 중국계 은행으로 잘못 표현해서 문제가 됐던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경제 전문가로 통하던 미네르바가 사소한 경제 지식조차도 없다며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짜' 미네르바는 이 글을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이 미네르바의 글로 잘못 전해지면서 생겼던 단순 착오였던 셈이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미네르바 글모음 카페'의 운영자는 지난 14일 공지사항을 통해 "이 글은 '법과정의'가 쓴 글로 판명났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운영자는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유포되고 있는 '미네르바 글모음 파일'을 직접 만든 장본인이다. 이와 관련해 '법과정의'라는 필명을 가진 네티즌도 사실을 인정했다.

결국 K씨는 자신들이 쓰지도 않은 글에 대해 이런저런 해명을 늘어놓은 꼴이 됐다. 물론 자신들의 주장대로 500여건의 글을 썼다는 가정 아래 모든 글들의 상세한 내용을 기억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오타였다"며 해명한 부분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 IP는 조작했다지만 ID는?

K씨의 주장대로 IP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지만, ID와 관련한 부분은 여전히 의혹이 남는다. 알지도 못하는 박 씨의 ID를 7명의 사람들이 공유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씨는 검찰 조사에서 다음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글을 올린 ID는 본인의 것이라고 인정했다. 검찰도 포털 다음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K씨는 신동아 인터뷰를 통해 초지일관 "(박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P 조작까지 가능할 정도로 IT 기술에 능수능란했던 사람들이 ID까지 도용했을 수도 있지만, 공교롭게 그 대상이 박 씨였다는 점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인터넷 업계 전문가는 "차라리 박 씨가 미네르바의 글을 올리는 심부름꾼이었다면 이해가 되겠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의 ID로 여러 사람들이 글을 올렸다고 하는 점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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