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구속 혜택받은 서적 꼽아보니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1.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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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 주인공 흉내냈다는 주장에 네티즌 관심↑

↑ 지난 2005년 10월 국내 번역 출간된 일본 만화 'DAWN(한국명: 태양은 다시 뜬다)'의 4편 표지. ↑ 지난 2005년 10월 국내 번역 출간된 일본 만화 'DAWN(한국명: 태양은 다시 뜬다)'의 4편 표지.


지난해 미네르바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경제 관련 글들이 이슈가 되면서 그가 추천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과 같은 고전부터, 지난 2000년 국내 번역 출간된 미국 리오 휴버먼의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등 그의 추천 도서들이 단숨에 유명세를 탔다.

평상 시 거의 팔리지 않던 서적들이 그의 추천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심지어 절판된 책을 다시 찍어달라는 요청이 출판사에 쇄도했다.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가 또 책을 추천한다고 해도 이젠 더 이상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없겠지만, 그와 관련 있는 책들은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사가 매월 발간하는 '신동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17일 나온 신동아 2008년 12월호에는 미네르바의 기고문이 실렸다. 미네르바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 처음 글을 쓴 것이다.



미네르바는 무려 17매에 달하는 기고문에서 "사상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며, 일본 환투기 세력의 공격이 시작돼 내년까지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구속된 미네르바가 "신동아에 기고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신동아'에 대한 관심은 증폭됐다. '신동아'에 기고한 사람이 진짜 미네르바인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이다. '신동아' 관계자는 "곧 간행될 올해 2월호를 보면 진짜 미네르바 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점가에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 이 책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교보문고 잡지팀 관계자는 "신동아는 보통 매월 17일에 나오는데 지난주부터 신동아 구입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달은 17일이 토요일이어서 월요일인 19일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한 인터넷 매체가 조동현 21세기문화예술협회 간사와 인터뷰를 통해 "미네르바가 일본 만화 'DAWN(한국명: 태양은 다시 뜬다, 2005년 10월 번역 발간)'의 주인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자 네티즌들이 이 책에 주목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동양인으로 월스트리트의 전설이 됐다가 조국의 경제위기를 외국에서 설계하는 데 도움을 주고 방관, 후에 죄책감으로 세계를 유랑한 뒤 고국으로 돌아와 나라의 재건을 외치는 캐릭터로 설정됐다.

조 간사는 인터뷰에서 "만화 주인공의 이력이 미네르바와 매우 흡사하며 자신을 소개한 부분은 거의 똑같다"며 "미네르바는 만화 속 주인공처럼 영웅이 되고 싶었나보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미네르바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그가 공부했다고 알려진 경제학 교재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가 쓴 '맨큐의 경제학'과 서울대 이준구·이창용(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교수 공저인 '경제학 원론'이 바로 그것.

'맨큐의 경제학'은 영어판만 100만부 이상 팔렸고, 현재 17개 나라 대학생들의 전공 및 교양 교재다. '경제학 원론'은 지난 1997년 초판이 나온 후 지금까지 3판 9쇄를 찍었다. 업계에 따르면 매년 1만권 가량 팔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맨큐의 경제학'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경제학 교과서고, '경제학 원론'이 두 번째로 잘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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