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 운동의 달인으로 불리는 60세 운동 마니아. 8년 전 운동을 처음 시작해 누구보다 강한 근력의 소유자가 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 분의 '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푸시업(팔굽혀펴기)도 남달라, 상체를 엎드리고 올라올 때 점프하면서 앞 나무 기둥을 잡는 등 그간 쉽게 보지 못했던 마술 같은 체력 단련의 현장이 생생하게 포착된다.
데드리프트 100kg을 드는 80세 미국 할머니가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자택에 침입한 강도에 테이블을 던져 강도를 넘어뜨려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사진=유튜브 캡처
60세 맨몸 운동의 달인이나, 80세 강도를 물리친 할머니의 근력 앞에서 나이는 핑계에 불과할 뿐이다. 60세 남자는 "건강하면 노동을 더 할 수 있으니, 운동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꾸준함을 잊지 않는다"며 "운동은 자신의 몸에 고통을 주는 것이다. 고통없이 어떻게 성장하느냐"고 되물었다.
나이가 들어 노화 때문에 운동하기 늦었다고 말하는 것은 핑계일지 모른다. 육체적 노화가 아닌 정신적 노화에 빠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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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km도 뛰지 못했던 '선천적 달리기 증후군'에 시달리던 필자가 6개월 간의 꾸준한 연습으로 현재 매일 아침 6km를 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남의 얘기 같고, 스쿼트 등 근력 운동 하나 하기 힘들어 숨을 헐떡거리며 쓰러지기 일쑤였던 근력 '0'의 중년 아재가 이제는 하루 스쿼트 100개, 푸시업(팔굽혀펴기) 100개, 풀업(턱걸이) 20개를 무난히 하면서 다시 10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꿈 속 이야기 같다.
나이가 들면 노화가 생기고 이로 인해 쉽게 지친다는 생리학적 흐름을 거역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30대 때도 "나이가 드니 힘드네"하고, 40, 50대 때도 여전히 "나이가 드니, 너무 힘드네"를 연발하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실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나이'라는 핑계 거리를 찾아 합리화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일반적으로 노화 때문에 힘든 게 아닌데도, 우리는 노화 때문에 힘들고 그래서 운동하는 것에 지친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필자 경우처럼 나이 먹어 운동해보니, 10, 20대 때보다 몸이 더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는 몸부터 늙는 걸까, 마음부터 늙는 걸까.
/사진=유튜브 캡처
여기 30년에 걸쳐 진행된 의미 있는 실험이 하나 있다. 1966남성 20대 5명에게 3주간 침상 휴식(비활동적 생활)을 하게 하고 최대 산소 섭취량을 잰 뒤 30년이 지나 노화로 인해 떨어진 최대 산소 섭취량을 다시 쟀다. 1996년 50대가 된 그의 30년 노화의 최대 산소 섭취량과 그해 20대인 남자가 침상 휴식으로 얻은 최대 산소 섭취량을 비교했더니, 20대의 그것이 더 부정적인 결과치를 얻었다. 다시 말하면 최대 산소 섭취량이 노화로 아무리 떨어져도 빈둥거리며 아무것도 활동하지 않는 젊음보다는 나았다는 얘기다. 더 충격적인 것은 30년 노화가 된 50대에게 다시 운동을 시켰더니, 20대 시절의 최대 산소 섭취량을 100% 회복했다는 사실이다.
6개월 간 꾸준히 운동하면 운동하지 않았던 젊은 시절보다 체력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를 가로막는 것이 바로 '정신의 노화'다. "나는 40대여서, 50대여서 힘든 운동은 더 하기 힘들다" 같은 나이 의존형과 "젊은 사람들보다 운동신경이 둔해져서 더 할 수가 없어" 같은 체력비관론에 빠져 시작과 꾸준함에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체력비관론 같이 운동신경에 대한 문제를 꺼내며 노화가 느린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 제공자로 인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늦게 진행된다는 게 여러 실험 결과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우리 운동 능력이 가파르게 저하되는 구간은 70세 이후다. 단적으로 말하면 30세 기록과 70세 기록은 불과 2.5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100m 전력질주, 마라톤, 수영 등 고난도 운동에서도 동일한 곡선을 그린다. 50, 60대에 시작해도 리즈 시절 못지 않은 운동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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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몸이 느려지고 힘들다고 느끼는 건 육체적 노화 때문이 아니라, 정신적 노화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육체가 힘들면 정신도 약해진 몸에 맞게 따라가려는 성향이 있기에, 노화의 순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쟁처럼 여전히 숙제다. 그럼에도 노화 때문에 운동이 힘들다는 약간의 선입견만 바꾸면 건강에 이르는 길이 결코 멀지는 않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60세 달인이 강조한 것처럼 '운동만이 살길', 그러므로 '평생 해야 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뇌리에 깊이 새기는 일이다.
그리고 다음 말을 때론 자신감을 주는 선물로, 때론 위기의식의 긴장감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생각보다 더 늦게 늙지만, 안 움직이면 생각보다 빨리 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