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비호감 선거"…한국 대통령 선거 분석한 외신의 한줄평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2.02.1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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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한국 대선 관련 집중 보도…
"대선판 추문·말다툼·모욕으로 얼룩졌다"
끝없는 비리·가족 스캔들에 유권자들 지쳐

(서울=뉴스1) 포토공용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오른쪽)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과잉의전' 의혹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 씨는 이날 "공직자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공개 사과했다.   왼쪽은 지난해 12월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허위경력' 의혹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2022.2.9/뉴스1  (서울=뉴스1) 포토공용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오른쪽)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과잉의전' 의혹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 씨는 이날 "공직자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공개 사과했다. 왼쪽은 지난해 12월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허위경력' 의혹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2022.2.9/뉴스1


'추문과 말다툼, 모욕으로 얼룩진 한국 대통령 선거.'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대선 후보들을 집중 조명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대선 후보들이 소모적인 논쟁과 비리·가족 스캔들로 국민들의 비호감을 사고 있다고 혹평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다음달 치러질 한국 대통령 선거는 비호감들의 경쟁으로 불릴 만큼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며 "여·야 유력 주자를 둘러싼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유권자들이 지쳐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경력과 관련 의혹도 전했다. 우선 이 후보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자체인 경기도의 도지사 출신으로 처음으로 코로나19 현금지원을 제공하는 등 해결사 면모를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관리했던 공공 개발 사업에서 소수의 개인 투자자가 이익을 얻어 논란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2022.2.3/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2022.2.3/뉴스1
윤 후보에 대해서는 "전직 검찰총장으로 공격적인 반부패 검사라는 명성을 구축했다"며 "그의 공약에는 각종 규제 완화, 북한에 더 강경한 대처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 초보자'로 주요 정책이나 자신의 주요 선거 공약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여러 실수가 있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두 후보 모두 가족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내용도 정리했다. 이 후보의 경우 배우자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지시 논란,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윤 후보의 경우 비판적인 언론인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한 배우자 김건희씨 발언, 통장 잔액증명을 위조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장모 최씨가 논란을 빚었다고 전달했다.

"차악 뽑는 선거…누가 당선돼도 국민들 불만"
(과천=뉴스1) 이성철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7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여권 지지층 결집'을 품에 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엎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싸움은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면서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2022.2.7/뉴스1  (과천=뉴스1) 이성철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7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여권 지지층 결집'을 품에 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엎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싸움은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면서 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2022.2.7/뉴스1
이번 대선에서 젠더 논쟁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내용에서 미투 피해자의 동기에 의문을 제기해 관심을 끌었다고 WP는 보도했다. 국민의힘이 현 정권에 불만이 많은 젊은 남성층을 유인하고 있으며, 김건희씨의 미투 언급 논란 이후 된 온라인 팬클럽이 생겨나는 등 윤 후보의 지지도가 올라갔다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실질적인 정책 토론이 아니라 납세자가 부담해야 하는 남성 탈모 치료 공약, 흡연자 권리 확대 등 정치적 영합이 펼쳐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주요 후보들이 꼭 필요한 정책 제안보다 현금 보조 등 대중들을 현혹할 만한 이슈에만 골몰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2022대선 4자 대통령후보초청 방송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2022.2.3/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2022대선 4자 대통령후보초청 방송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2022.2.3/뉴스1
이번 한국 대선은 "차악을 뽑는 선거"라고 요약하기도 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다시 드라우트 교수는 "역사적으로 정당체제가 약한 한국에선 공약보다는 후보 개인의 특징이 대선을 주도해 왔다"며 "여야 유력 주자 2명 모두 정당의 아웃사이더였으며 부패혐의에 연루됐는데도 후보가 됐다"고 말했다.


드라우트 교수는 이어 "이번 대선 캠페인은 연령과 성별, 계층별로 유권자 분열이 극심한 가운데 차악을 뽑는 선거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져 있다"며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모든 유권자들이 선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WP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소개했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거물이자 전직 의사로, 분열적인 정치에 좌절하는 유권자들에게 중도 성향 후보인 점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정리했다. 심 후보에 대해서는 노동운동가 출신의 유일한 여성 후보로 진보 소수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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