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링크 '전도성 필터' 양산 공장 내부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한국재료연구원의 연구원 창업기업으로, '알루미늄 섬유필터'를 핵심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 알링크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 공장을 준공했다.
알링크 '전도성 필터' 양산 공장내에 잉크 합성 공정 장치/사진=알링크
공장동에 들어가자 높은 천장에 대략 30여미터(m) 정도의 길다란 직육면체 유리상자(챔버)가 옆으로 놓여져 있었다. 상자 안에 부착된 로봇팔 수 십 여대가 현란한 움직임으로 부직포에 알루미늄 코팅 잉크를 바르고, 말리고, 옮기는 모습에 눈이 휘등그레졌다. 유해 화학용품을 다루는 공정인만큼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완전히 밀폐된 설계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 공장 직원이 할일은 오직 하나다. 버튼만 누르면 된다.
80도에 맞춰진 부직포 건조실을 시작으로 코팅라인, 세척실을 거쳐 성인 허리 정도까지 오는 롤형태 알루미늄 필터가 만들어지기까지 총 4시간이 걸렸다.
알링크 '전도성 필터' 양산 공장에서 만든 롤형태 알루미늄 섬유필터/사진=알링크
알루미늄 필터는 기존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헤파(HEPA) 필터보다 단위면적당 처리 공기량이 10배 이상 많고 곰팡이균과 같은 박테리아, 세균 등에 대해서도 우수한 항균 특성을 지닌다. 특히 세척·건조 과정을 통해 필터를 10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면 폐필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생량을 기존보다 33분의 1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링크는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신사옥에 납품할 공조기 필터 양산을 앞뒀다. 이혜문 알링크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는 특성상 음악 작업실 대부분이 방음시설로 이뤄져 공기가 탁한 편인데다 안무연습실은 계속 뛸 수 밖에 없어 먼지가 많이 날린다"며 "YG는 이를 해결할 공조기 시설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달 예정된 계약이 변동없이 체결되면 공조기 총 5대 정도에 달하는 대형필터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30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기 속에 부직포가 놓여진 모습, 알루미늄 잉크 코팅 공정에 들어가기 전에 이장치 안에서 내부 80도의 열로 습기를 제거한다/사진=류준영 기자
이 대표는 올해 원자력발전소에 알루미늄 필터를 공급한다는 도전적 목표를 새로 잡았다. 그는 "원자력발전소에선 현재 유리섬유로 된 헤파필터 공조기를 쓰고 있는 데 에너지 저감에 유리한 우리 필터로 대체하는 논의를 이제막 시작했다"면서 "인증 확보, 표준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매우 민감한 원전에서 채택돼 사용된다는 그 자체만으로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신뢰를 얻는 것인만큼, 욕심을 내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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