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아직 아냐, 추매 유혹 버텨내라"…비관론 쏟아지는 美월가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2.01.2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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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지수 4.9% 추락했다 반등 마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롤러코스터,
"추가 조정" "V자 반등없다" 조언 쏟아져

미국 뉴욕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던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가 안경을 고쳐쓰며 전광판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 뉴욕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던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가 안경을 고쳐쓰며 전광판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AFP


"앞으로 3~4주 안에 고통스러운 폭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 전략가)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등락을 기록하는 롤러코스터 변동장세를 보이면서 추가 조정이 올 것이라는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주가가 급락한 애플·MS·아마존 등 주요 기술주를 추매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그야말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투자자들을 초긴장 상태에 빠뜨렸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장중 4.9% 추락했다 반등하며 0.6% 상승으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가 장중 4% 이상 떨어졌다 급반등해 상승 마감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 역시 장중 3% 이상 하락했다가 장 마감 직전 극적으로 반등했다. 뉴욕 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도 장중 고점 대비 10% 이상 빠지며 조정을 받았지만 막판 매수 주문이 쏟아지며 상승 반전했다.

"응 아직 아냐, 추매 유혹 버텨내라"…비관론 쏟아지는 美월가
지난해 말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 중 유일하게 2022년 미국 뉴욕증시 하락을 전망한 모건스탠리는 추가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뉴욕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인 2020년 3월 일시적으로 폭락한 이후 22개월간 끊임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는데 이번엔 추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투자운용의 앤드루 슬리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V자 반등을 기대하지 말라"며 "그동안 비싸서 못 샀던 주식이 하락했다고 당장 매수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하락장은 투기 버블이 꺼지는 것으로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기'와 비슷한 상황이어서 장기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 빠져나가려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절대로 V자 형태의 바닥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풀이다.

월가의 대표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 마이크 윌슨 수석 전략가도 "주식시장에 겨울이 왔다"며 "이번 어닝시즌은 투자자들에게 기업들의 매출과 전망이 얼마나 둔화될지 알려주는 일종의 경종(wake-up call)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리서치업체인 CFRA의 샘 스토볼 수석 투자전략가도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스토볼은 "증시가 급락했다가 다시 상승 반전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는 주로 하락장에서 나타난다"며 "아직 부정적인 이슈가 끝나지 않았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 비중 늘리고 때 기다려야"…방어주 대피 전략도 바람직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사진=픽사베이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사진=픽사베이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현금 비중을 늘리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최대 투자회사 블랙록의 고정수입 최고 투자책임자인 릭 라이더는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2개월 정도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윌슨 전략가는 현재 4400선인 S&P500이 4000선으로 10% 이상 빠지기 전까지는 매수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윌슨은 "성장이 둔화하는 사이클이기 때문에 경기순환주에 크게 베팅해선 안된다"며 "증시 후퇴를 앞두고 방어주로 일단 대피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변수는 26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다. 연준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올해 최대 5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시장이 이를 얼마나 탄력적으로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애플·MS 등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발표가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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