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인스타에 뜬 '독특한 칫솔', 플라스틱이 아니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07.27 11:09
글자크기

국내 소셜벤처 닥터노아의 대나무 칫솔...플라스틱 제품 대체재로 주목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스타그램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회장이 쓰는 칫솔은 어디꺼?"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자신의 일상을 대중에 공개하며 적극적 소통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칫솔'이 새삼 화제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칫솔과 치실이 놓인 사진을 올리며 치실을 아껴쓰라며 아빠를 타박하는 막내 아이의 정겨운 모습을 기록해 큰 호응을 이끌었다.



해당 게시물에 달린 댓글엔 독특한 외관의 칫솔에 관심을 보이며 해당 브랜드를 묻는 질문도 나왔는데, 이는 기존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할 친환경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사진 속 칫솔은 국내 소셜벤처 프로젝트노아의 자회사 '닥터노아'가 선보인 대나무 칫솔이다. 틀에 넣고 열·압력을 가해 한 번에 찍어누르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러면 외부가 거칠지 않고 방습력이 강해져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제품으로 닥터노아는 2020년 레드닷 디자인상과 iF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 대표인 박근우 씨는 치과의사면서 국제구호활동가로 활동했었다. 그는 대나무 칫솔 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하루에 1m씩 자라는 대나무의 서식지가 가난한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아열대 지역에 주로 있어 대나무 칫솔을 많이 만들수록 이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제품 상용화까지는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특히 국내에선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 2016년 2월 회사를 설립하고 서울대학교 정밀기계설계공동연구소와 산학협동으로 대나무 칫솔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지만 양산 자금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차라리 치과나 해라'며 투자를 꺼렸다고 한다.

박 대표는 투자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선 친환경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서다. 중국 수제품인 대나무 칫솔이 플라스틱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싸고 품질도 안 좋았지만 2018년 글로벌 시장규모는 이미 5억2580만달러(약 6400억원)를 넘었고 연평균 7%의 고성장을 해왔다.


실제 박 대표는 미국에서 어렵지 않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e커머스로 성공한 한인 기업가가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겠다며 즉석에서 5억원 가량의 투자를 결정했다.

박 대표는 "기존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할 친환경 제품인 데다 예쁘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혁신적인 칫솔이라며 미팅 자리에서 선뜻 투자를 결정해줬다"고 회상했다. 이 자금으로 생산설비를 갖추면서 대나무 칫솔은 빛을 보게 됐다. 닥터노아에 따르면 최근 30억원대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금까지 국내외 누적 투자액은 약 59억 원 안팎이다.

닥터노아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나무 칫솔은 100만 개 이상 팔렸다. 이는 플라스틱 1만6882㎏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채택하고 이를 강조해온 최 회장이 국내 스타트업이 만든 대나무 칫솔을 쓴다는 건 일상에서부터 ESG를 직접 실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한편, '어떤 치약을 쓰냐'는 다른 누리꾼의 질문도 있었는데 최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거나 맵고 화한 맛을 좋아한다"는 답글을 남겼다.

최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현재까지 게시물은 출근 전 반려묘와 시간을 보내는 영상 등 11개이며, 팔로워는 이날 기준 2만9700여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제공)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