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자료사진
그 사이 국내외 연구진은 환자의 검체(분비물)에서 바이러스를 분리, 실험용 세포로 배양시키는 작업을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국제적으로 공유하며 코로나 19 실체 벗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태 초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분자 수준에서 분석, 2002~2003년 국제사회를 공포에 몰았던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와 유사함을 밝히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데 이어 최근엔 한국화학연구원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 미국 텍사스오스틴대와 국립보건연구소(NIH), 중국질병관리본부, 서호고등과학연구원 등 국내외 연구진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핵심이 될 바이러스 입체 구조도 등을 밝히는 등 이번 전염병 사태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코로나 19는 눈으로 어떻게 전염되는가 첫 번째 궁금증은 주로 호흡기로 전파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에 ‘눈’이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주로 감염된 환자의 입이나 코에서 나오는 비말(침방울)을 통해 퍼지는데 환자의 침방울이 얼굴로 튀거나 침방울이 튄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이나 코, 눈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으로의 감염은 바이러스의 신체 내 침투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보면 이해가 쉽다.
바이러스마다 수용체로 삼는 단백질의 종류가 다르다.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경우 인체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단백질 중 ‘DPP-4’라는 단백질을 이용했다. 특정 수용체는 감염 기관을 알려주는 중요 단서가 되는 데 DPP-4는 주로 상기도( 코ㆍ구강에서 후두까지)보단 폐 세포가 있는 하기도(인후·기관지·허파를 포함한 호흡기)에 분포한다. 메르스의 치사율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메르스와 코로나 19의 치사율은 각각 20.4%, 0.67%(지난 6일 기준)이다.
같은 원리로 코로나 19는 ‘ACE2’ 단백질을 만나 세포 내로 손쉽게 들어간다. ACE2는 몸의 다양한 조직에서 발현되나 폐·소장 상피세포에 주로 분포한다. 눈으로도 코로나 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 안구 점막 세포에도 ACE2가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얼마든 이 부위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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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바이러스 입자 모형/사진=미국 CDC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수용체 간 결합력, 즉 얼마나 잘 달라붙는가에선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사스보다 최대 2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 겉 표면에 뾰족한 돌기(스파이크 단백질)가 ACE2와 잘 들어맞는다는 얘기다. 그만큼 강한 전염력을 갖게 된 이유다. 중국 난카이대 연구팀은 코로나 19 감염력이 사스의 1000배에 이른다는 연구논문을 낸 바 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단백질과 ACE2가 잘 달라붙는 반면 그만큼 단단하게 붙어있지는 못해 사스보다는 치명률이 떨어진다는 게 중국 서호고등과학연구원 공동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쥐 ©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