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에서 코로나 19 무력화할 항체 찾았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3.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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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모형도/사진=미국 CDC코로나 19 모형도/사진=미국 CDC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치료할 항체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항체에서 찾아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한국화학연구원은 CEVI(신종바이러스) 융합연구단은 기존에 알려진 사스 중화항체 2개와 메르스 중화항체 1개가 코로나 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고 4일 발표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할 때 활용하는 단백질이다. 백신을 통해 항원이 주사되면 인체는 면역화 반응에 의해 항체를 형성하는데 이 가운데 병원체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를 중화항체라고 말한다.

CEVI 융합연구단은 코로나 19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사스 바이러스와의 유사성을 확인한 후 기존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가 코로나 19에 결합할 수 있는지를 생물정보학 분석법을 통해 예측했다.



연구팀은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된 코로나 19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 정보 파일을 분석, 사스 중화항체 2개와 메르스 중화항체 1개가 코로나 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코로나 19 치료용 항체와 백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료=한국화학연구원 자료=한국화학연구원
한편 CEVI 융합연구단은 지난달 1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넘겨받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분리주를 화학연구원 생물안전 3등급시설에서 신속히 배양해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RNA(리보핵산)를 확보했다. 연구진이 이를 이용해 해외 코로나 19 바이러스 검출용 유전자 진단 기술 프라이머·프로브 세트의 민감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동일조건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 N 유전자’ 검출용은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2019-nCoV’, ‘N2’, ‘N3’와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의 ‘NIID_2019-nCOV_N’의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RdRp/Orf1 유전자’ 검출용은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ORF1ab’ 프라이머·프로브 세트가 민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프라이머는 특정 유전자 합성의 시작점이 되는 짧은 유전자 서열, 프로브는 특정 유전자의 증폭을 실시간으로 판독할 수 있는 형광이 표지된 짧은 유전자 서열이다.

이미혜 화학연 원장은 “해외 코로나 19 검출용 주요 프라이머·프로브 세트의 민감도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민감도를 높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 기반 분자진단키트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EVI 융합연구단은 한국화학연구원을 중심으로 총 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신종 바이러스 진단, 백신, 치료제 및 확산방지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참여기관은 한국건설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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