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소터'로 택배기사의 '아침' 바꾼 CJ대한통운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12.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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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억 투자한 '화물 자동분류기', 전국 173곳 서브터미널 설치 마무리…"작업 강도 낮춰 삶의 질 높인다"

ITS(Intelligent Scanner)를 통과한 택배상품들이 휠소터(Wheel Sorter)로 자동 분류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CJ대한통운ITS(Intelligent Scanner)를 통과한 택배상품들이 휠소터(Wheel Sorter)로 자동 분류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127,900원 ▼2,000 -1.54%)이 전국 택배 서브터미널에 화물 자동분류기인 '휠소터'(Wheel Sorter) 설치를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전날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에 위치한 택배 터미널에 휠소터를 설치해 전국 173개 터미널에 분류 자동화 설비 구축을 마무리했다.



휠소터는 택배 상품에 부착된 송장의 바코드를 ITS(Intelligent Scanner)로 빠르게 인식한 뒤 컨베이어벨트 곳곳에 설치된 소형 바퀴(휠)를 통해 택배 상자를 배송지별로 자동 분류하는 장비다.

CJ대한통운은 2016년 분류 자동화에 1227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역별 물량, 입지 조건, 부지 상황을 고려해 전국 173곳에 휠소터 설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택배 기사의 편의성, 안전성이 제고되고 기존 작업 방식의 틀이 바뀌면서 현장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단 택배기사들의 '아침'이 달라졌다. 택배 터미널이 가동되는 오전 7시에 기사 전원이 일렬로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일부 택배기사, 분류도우미가 조기 작업을 하고 대다수는 10시 이후에 작업을 시작한다.

배송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택배기사가 자리를 비워도 자동으로 작업이 이뤄져 기존 '1일 1배송'이 아닌 '1일 다회전 배송' 방식으로 바뀌었다. 오전과 오후로 시간을 나눠 배송해 고객은 택배를 더 일찍 받고, 택배기사는 수입 증가, 작업시간 단축 등의 혜택을 누렸다.


회사 관계자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1인 평균 연소득은 7000만원에 달하고, 화가·가수·유튜버 등 택배 외 다른 전문분야에 도전하는 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들이 상품을 인수·분류하는데 드는 작업 강도와 시간도 이전과 달리 50% 이상 감소했다. 과거에는 컨베이어 위에서 움직이는 상자를 육안으로 보며 송장 주소를 판별해 손으로 분류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휠소터가 지역별로 자동 분류해 택배기사 앞까지 전달해주고, 택배기사는 차량에 싣기만 하면 된다.

'현장 안정성'도 높아졌다. 택배기사들은 작업량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점, 퇴직 없이 영속된다는 점 등을 일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가족 단위 집배점이 확산되고 폐점율이 낮아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휠소터 외에도 CJ대한통운은 3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안전 인프라를 보강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해 오고 있다. 상하차 인력 등 작업자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허브 및 서브터미널 내 LED 조명,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차량 통행로 및 보행로 확보, 속도제한, 신호수 배치 등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분석 및 지역별 물량 빅데이터화, 적정 부지 확보를 통해 휠소터 설치를 확대하는 등 작업환경 개선에 지속 투자할 것"이라며 "더 나은 작업환경을 조성해 택배업계를 혁신적으로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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