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미중 무역합의 연기' 불안에 갈팡질팡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0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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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12월로 미뤄질 수도"…美 노동생산성, 4년만에 하락

[뉴욕마감] '미중 무역합의 연기' 불안에 갈팡질팡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당초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정 서명이 12월로 미뤄질 수 있다는 보도가 합의 무산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12월로 미뤄질 수도"



6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07포인트(0.00%) 내린 2만7492.56에 거래를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24.05포인트(0.29%) 떨어진 8410.63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16포인트(0.07%) 오른 3076.78로 마감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아직 1단계 무역협정의 내용과 서명 장소 합의에 최종 도달하지 못했다며 무역합의 서명이 다음달로 연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 당국자는 스웨덴,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또는 아시아 지역들이 서명 장소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희망했던 미 아이오와주와 알래스카주는 선택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전후해 유럽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초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칠레가 국내 대규모 시위 사태를 이유로 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회동 장소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의 대가로 미국에 오는 12월 중순 부과 예정인 관세와 지난 9월부터 부과된 관세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기 위한 양보 조치로 지난 9월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1120억달러(약 145조원) 상당에 매겨온 15% 추가관세 철폐를 검토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2월15일부터 1600억달러(약 18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추가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달 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문에 서명하지는 못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은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의 중국산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계획을 연기했다. 또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스위스계 은행 UBS의 아트 카신 이사는 "미중 무역합의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서명이 늦어질수록 합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美 노동생산성, 4년만에 하락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는 소식도 증시를 짓눌렀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3/4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은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0.3% 떨어졌다. 생산성이 하락한 건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시장은 0.9% 상승을 예상했다. 지난 2/4분기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2.5% 깜짝 상승했었다.

노동생산성은 노동자의 시간당 생산량을 뜻한다. 노동생산성이 향상되면 기업이 제품 가격 인상 없이도 노동자들의 임금을 쉽게 올려줄 수 있다. 반대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면 임금 인상에 어려움이 생긴다.

유럽증시는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0.84포인트(0.21%) 오른 405.07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31.39포인트(0.24%) 상승한 1만3179.89, 프랑스 CAC40 지수는 19.85포인트(0.34%) 뛴 5866.74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8.57포인트(0.12%) 오른 7396.65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뚝 떨어졌다. 미국 원유재고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원유시장에 부담을 줬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88센트(1.5%) 내린 56.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42분 현재 1.09달러(1.7%) 떨어진 61.8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량은 전주 대비 약 793만 배럴 증가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증가분 150만 배럴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이날 오후 4시28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03% 내린 97.95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8.70달러(0.6%) 상승한 1492.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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