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상 대선서 득표율 전패…실제 대선은?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0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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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요 대선주자 5명에 전국 득표율 밀려…주별 선거인단 대결인 실제 대선 결과는 경합주 향배가 판가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측 주요 대선 주자 5명과의 가상 대선에서 득표율 기준으로 전부 패했다. 굳건한 지지 기반이었던 백인 저학력층과 무당파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국 득표율이 아닌 각 주별로 확보한 선거인단의 합계로 승자를 정하는 미 대선의 특성상 실제 대선에선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등 경합주들의 향배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300만표 적은 표를 받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이겨 백악관을 차지했다.



5일(현지시간)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측 대선 후보자 5명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단 한번도 전국 득표율에서 앞서지 못했다. 특히 민주당 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유력 후보들과의 격차는 15%포인트(p) 안팎으로 크게 벌어졌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붙을 경우 56%대 39%로 17%p의 큰 득표율 격차로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는 15%p 차이,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과는 14%p 차이로 뒤졌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에겐 11%p,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겐 9%p 차이로 패배했다.

WP는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따돌린 후보는 바이든 전 부통령밖에 없었다며 이번 조사 결과로 볼 때 무당파 유권자들이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배경이 된 저학력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도가 약화된 것도 이번 조사에 영향을 줬다.


퓨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저학력층 사이에서 36%p라는 큰 차이로 클린턴 후보를 눌렀지만, 이날 WP·ABC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백인 저학력층 지지율 차이는 18%p로 그 절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스캔들이 이 계층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원조를 미끼로 우크라이나 정상에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에 대한 뒷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하원의 탄핵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WP·ABC의 여론조사는 지난달 27~30일 미 전역의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3.5%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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