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도 금리 내리면 5%성장? 트럼프 말에 기겁한 연준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5.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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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돈 풀어 경기 부양" 비난
이어 "연준이 따라 하면 우리가 승리"
시장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제기
연준은 "금리 내리면 자산 거품" 우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핵베리에 있는 캐머런 LNG 수출기지로 출발하기 앞서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얘기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250억불 중국 수입품에 관세부과를 강력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기고 있다" 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핵베리에 있는 캐머런 LNG 수출기지로 출발하기 앞서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얘기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250억불 중국 수입품에 관세부과를 강력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기고 있다" 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금리를 내리라고" 재차 압박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가열되고 관세 폭탄으로 미 경제도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연준이 선제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펴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연준 위원들은 미 경제의 기초체력만 깎을 수 있다며 일제히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에서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쏟아 붓고, 금리도 내릴 것"이라며 "만약 연준이 이를 따라 한다면 게임은 끝난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루이지애나주(州) 헥베리의 한 에너지 기업 행사 연설에서도 "연준이 금리를 조금만 내리면 미 경제는 5%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시장에서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날 새로운 관세가 3~4월 동안 실제로 부과된다면 경기가 나빠지면서 연준이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존 25bp씩 금리에 변화를 주던 연준이 더 급하게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 내부에서는 즉각 거부 반응이 튀어나왔다. 연준 위원들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 불안이 커지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인 2%를 밑돌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용시장이 탄탄한 상황에서 성급히 금리를 내리면 자산에 거품이 끼면서 오히려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 3.2%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민간투자도 전기 대비 5.1%나 급증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여전히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임금도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매파(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에스더 조지 칸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에 "미국 경제 상황을 보면 여전히 잠재 성장률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일자리는 계속 늘고, 실업률은 떨어진다"면서 "당장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특히 중국, 유럽연합(EU), 영국 등 대외 경제의 둔화"라고 진단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은 총재 등도 "참아야 한다"면서 금리 변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책무를 달성하기 위해 정치적 압박은 무시할 것이라고 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를 밑돌고 있지만, 고용 시장은 매우 건강해 보인다"면서 "현재 금리 수준은 중립(물가 걱정 없이 경제가 성장하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에 가깝다"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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