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나선 中, 급락한 美 증시…한국 증시는?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5.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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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중국,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 조치 전격 발표…"변동성 커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 사진제공=로이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 사진제공=로이터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섰다.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에 맞서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발표하면서 뉴욕 증시는 크게 하락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국내 증시는 중국의 보복 조치 소식에 한동안 힘겨운 장세를 펼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우량주(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7.38포인트(2.38%) 급락한 2만5324.99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전장보다 69.53포인트(2.41%) 하락한 2811.8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69.92포인트(3.41%)나 폭락한 7647.02에 마감했다.



지난 10일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는 와중에도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라는 안도에 미국 증시는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의 보복 조치 예고는 달랐다. 미중간 관세 전쟁으로 양국간 무역 협상이 결렬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600억달러(약 71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5140개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최대 25%로 인상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최근 미국이 2000억달러(약 2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로 인상한 데 대한 보복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보복을 해서는 안되며 더 악화될 것"이라는 트윗을 올린 지 2시간만에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변동성 확대에 주의하라는 경고가 줄이어 나오고 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 결론을 도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 협상이 지연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돼, 당분간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관세 인상일을 다음달 1일로 설정한 것에 주목했다. 협상의 여지를 남긴 만큼 부정적이기만 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무역 정책에 따른 변동성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면서도 "중국이 아직 협상의 룸을 열어놓은 점, 트럼프 대통령 지역구에 직접적인 피해가 가는 미국산 자동차 품목에 대한 관세는 동결한 점 등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이 먼저 관세율을 올렸지만, 지난 9월과는 달리 중국에서 출발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실제 적용은 6월로 미뤄졌고, 중국 역시 상향 조정일을 6월1일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결국 양국 모두 실제적인 관세율 인상은 6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협상 기대감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고조될 수 있지만 다음달 G20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난 예정인만큼, 결국 완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날 계획이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며 "미국 연준 역시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작년과 같은 시장 급락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전일 미중무역협상 불안감에 크게 흔들린 국내 증시는 한동안 변동성 장세에 놓일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개월 전에는 연준의 금리인상에서 시작해 경기 침체를 의식한 주식시장의 고평가가 (증시 하락의) 원인이었다면, 이번에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에서 시작해 경기 침체가 앞당겨질 것이란 공포가 지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6개월 전과 비교해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은 상당히 허약해졌다"며 "이익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지표는 현재 주가가 싸다고 말하지 않지만, 경기 침체의 충격이 크지 않다는 가정하에 내재가치에 대한 신뢰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등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G20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라는 발언, 실질적인 인상은 6월부터라는 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협상은 진행 중'이라는 발언 등은 투자심리에 도움이 돼 하락 출발하더라도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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