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통합별관 공사, 차순위자냐 재입찰이냐

'예정가격 초과' 논란에 조달청 직원 무더기 징계… 조달행정에 경종, 한은 손해배상 청구 여부도 주목

한국은행 통합별관 공사 조감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중 통합별관 신축 사옥을 볼 수 있을까. '예정가격 초과 입찰' 논란으로 3년째 삽도 못 뜨고있는 한국은행 통합별관 사업이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에 따라 탄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감사원은 지난 30일 '조달청의 예정가격 초과 입찰 관련 공익감사' 결과, 이의신청 및 입찰 기준·집행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조달청 직원(4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현재 입찰 진행 중인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 등 3건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취지, 예산낭비 여부, 계약당사자의 책임 정도, 입찰의 공정성 등을 고려해 처리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예정가격이란, 입찰 또는 계약체결 전에 낙찰자 및 계약금액의 결정기준으로 삼기 위해 미리 작성·비치해두는 가액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말 저가입찰 폐해를 막기위해 도입된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제에서도 예정가격 범위 내에서 낙찰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유권해석 한 바 있다.

조달청은 지금까지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24건의 공사입찰을 집행했고 그 중 계약이 체결된 18건 중 6건이 국가계약법령에 위배되게 예정가격 초과 입찰업체와 계약됐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총예산 3600억원)도 예정가격 초과논란에 휩싸여 3년째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스포츠콤플렉스 조성공사(987억원)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신축공사(2024억원)는 제안서 심사를 마쳤지만 낙찰 예정자를 결정하지 못했다.

감사원이 이들 3건에 대해 조달청에 처리방안을 마련토록 주문함에 따라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 사업 최종 낙찰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조달청의 결정에 따라 재입찰 또는 입찰 차순위 사업자인 삼성물산과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재입찰 시에는 최소 반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착공 지연에 따른 한국은행의 임대료 증가와 설계보상비 이중지급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통합별관사업으로 매달 13억원씩 임대료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조달청의 입찰 집행 하자에 대해 손해 배상을 청구할지도 관건이다. 지난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감사원 결과에 따라 조달청의 집행 하자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청구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 요구로 기재부에 예정가격 초과 입찰 여부에 대한 질의를 하고도 그 답변을 기다리지 않고 다음날 예정가격 초과 입찰이 허용되는 것으로 또 다시 입찰을 집행하는 등 국가계약 질서가 문란해졌고, 입찰평가금액 차이로 계약금액 증가도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