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주택은 후분양" 엠디엠도 KT한전부지 '저울질'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9.03.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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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후 첫 후분양 검토, 은퇴가구·영리치 타깃 고급주택…강남 재건축단지도 후분양이 대세

엠디엠그룹 계열 엠디엠플러스가 개발하는 반포 KT부지엠디엠그룹 계열 엠디엠플러스가 개발하는 반포 KT부지


한남동 '나인원한남'에 이어 럭셔리 주택시장에 후분양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최대 시행사인 엠디엠그룹까지 반포 KT부지에 후분양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

3일 엠디엠그룹 계열 엠디엠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4-1번지 일원 반포 KT부지를 은퇴 가구 및 '영리치'(젊고 부유한) 세대를 타깃으로 한 럭셔리 하우스로 개발하기로 하고 후분양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부지를 2017년 10월 매입했다. 반포공원과 반포천을 낀 양질의 입지라 분양가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미엄 주거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선분양 방식에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해 분양가격이 통제되나 후분양은 이를 피해갈 수 있다.

반포 KT부지 단지 배치도반포 KT부지 단지 배치도
엠디엠그룹이 후분양제를 실시하는 것은 반포 KT부지가 처음이다. 지난해 대신증권 계열의 대신F&I가 공급한 한남동 고급 주택 ‘나인원한남’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임대 후 분양 카드를 썼다.



업계 관계자는 “나인원한남 같은 고급주택은 마감재 등으로 상품을 차별화하더라도 분양가 상한제 하에선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며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는 주거상품일수록 후분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포 KT부지는 2개동 총 86가구,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다. 회사는 내부마감을 차별화해 실속형 고급주택을 선보이겠단 방침이다. 분양가는 지난해 하반기 강남 3구의 분양가 평균인 483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받지 못해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한 한남동 '나인원한남' 공사 현장.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지난해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받지 못해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한 한남동 '나인원한남' 공사 현장. /사진=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개별 디벨로퍼들의 사업지 외에 강남 재건축조합에서는 후분양이 대세가 됐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방배3구역,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신반포(한신)4지구 등이 후분양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재건축 단지가 후분양을 도입하면 3.3㎡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낙찰자에게 주택 후분양을 조건으로 내건 공공택지도 당초 예상과 달리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후분양 시범지구에선 파주운정3지구(BH건설) 청약경쟁률이 392대 1에 달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후분양이란 악조건보다 입지의 매력이 우세했던 사례"라고 밝혔다.

평택고덕 Abc46지구(대방건설)도 146대 1, 화성동탄2 A62지구(호반 계열 스카이리빙)는 1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말 아산탕정지구(금성백조)가 130대 1을 기록해 선분양 택지와 경쟁률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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