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175cm 98kg, 나는 위를 잘랐다" 잘 살기 위해서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9.02.08 08:00
의견 남기기

글자크기

[메디슈머 시대2-비만·당뇨클리닉<2>당뇨수술] (종합)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생명공학기업 ‘메디파트너생명공학’과 함께 치과 진료에 이어 두 번째로 사회적 질병으로 주목받고 있는 고도비만과 당뇨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고도비만 치료법인줄 알았는데…위 수술, 당뇨까지 잡는다


[메디슈머 시대2-비만·당뇨클리닉<2>당뇨수술]①위 절제·소장과 연결하는 대사수술 '신의료기술' 인증

당뇨치료 위한 대표적 수술법/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당뇨치료 위한 대표적 수술법/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연중기획-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파트너생명공학 (7,150원 40 -0.6%)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40대 직장인 A씨는 키 175㎝에 체중 98㎏으로 BMI(체질량지수)가 32(㎏/㎡)인 고도비만·당뇨환자였다. 당뇨약을 7~8개 복용했지만 혈당조절이 전혀 안되자 2009년 대학병원 외과를 찾았다. 비만대사수술(이하 수술)을 받기 위해서였다. 당시 A씨는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혈당조절만 돼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위소매절제술을 받은 A씨는 10년 지난 지금도 혈당조절이 가능해 당뇨약 한 알만 복용한다.

당뇨가 수술로 치료되는 시대다. 체질량지수 27.5 이상인 제2형(후천성) 당뇨 환자가 초기에 수술을 받으면 당뇨약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완전관해)로 치료가 가능해진다.



7일 비만대사외과학회에 따르면 비만·당뇨환자는 대부분 혈당조절이 안돼 기존 치료법으로는 제2형 당뇨병의 완전관해를 이끌어내지 못했으나 수술을 받으면 체중을 정상 수준으로 감량·유지해 일부 완전관해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주호 비만대사외과학회장은 "여러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루와이위우회술 등이 2주 안에 인슐린 저항성을 급속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40명의 루와이위우회술을 시행한 당뇨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30%의 환자가 수술 후 재원기간 2.8일 후에 모든 당뇨약을 끊고 정상 혈당 상태로 퇴원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로 인해 장기간 호전된 혈당조절은 나중에 재발하더라도 당뇨 합병증에 의한 기관의 손상을 줄여줄 수 있다"며 "고도비만환자의 당뇨병 발병률을 낮추는 데도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수술이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이라고 평가해 지난해 7월 '신의료기술'로 인증한 데 이어 6개월 만인 올해부터는 건강보험에도 적용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당뇨를 위한 수술에 대해 시술관련 합병증이 일시적으로 발생했거나 심각한 사례가 없어 '안전'한 수준이며 기존 내과적 당뇨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에 비해 당뇨 관해 효과가 높아 ‘유효’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체질량지수 30 이상인 비만당뇨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본인부담률 20%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체질량지수가 27.5 이상 30 미만인 경우 본인부담률은 80%다. 당뇨환자의 체질량지수가 27.5 이상이면 수술 고려 대상이나 30 이상이면 수술을 우선 권한다는 의미다.

당뇨 치료를 위한 수술은 우리가 비만수술로 알고 있는 위 절제 혹은 소장의 해부학적 구조를 바꾸는 치료법이다. 음식물의 섭취제한 및 흡수과정을 변형시키고 혈당을 유지하는 장 호르몬 등의 변화를 유발해 혈당관리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수술법은 △루와이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 2가지다. 루와이위우회술은 위를 절단해 일부만 남기고 하부 소장을 위로 끌어다 Y자 모양으로 붙이는 수술이다. 음식이 소화되는 경로를 우회시켜 음식섭취뿐만 아니라 소장에서의 영양분 흡수를 일부 제한하는 방법이다. 위소매절제술도 위의 대만곡을 소매형태로 절제해 음식섭취량과 영양분 흡수를 제한하는 수술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행해지는 비만수술은 비교적 수월한 수술인 위소매절제술이지만 당뇨수술로는 최근 루와이위우회술이 더 선호된다. 당뇨 치료 부문에서는 루와이위우회술이 위소매절제술보다 3배 정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수술이 당뇨 치료에 효과적인 것은 체중 감소뿐 아니라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하기 때문인데 특히 루와이위우회술은 인슐린 분비를 돕는 호르몬(GLP-1)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인슐린저항성유발호르몬(GIP)을 감소시켜 당뇨 치료를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루와이위우회술이 위소매절제술에 비해 높은 당뇨 관해율을 보이는 것은 십이지장과 상부 공장의 우회에 따른 효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인구는 2016년 기준(당화혈색소 포함) 501만7000명에 달한다. 이들이 모두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도비만환자가 아니라면 수술 효과가 적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술 대상은 체질량지수 35 이상인 초고도비만환자 25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현재 당뇨가 없어도 수술 대상이다. 비만은 당뇨병 유발 기여도가 44%에 달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초고도비만환자의 약 40%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김유경 기자

"인생이 바뀌었다"는 비만대사수술, 언제 해야 좋죠?
[메디슈머 시대2-비만·당뇨클리닉<2>당뇨수술]②한상문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

한상문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사진=김유경 기자한상문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사진=김유경 기자
"당뇨가 생기면 약을 먹는 이유가 당뇨를 고치려는 게 아닙니다. 당뇨 합병증 때문이죠. 당뇨 합병증으로 눈멀고 괴사로 다리 자르는 걸 약으로 혈당을 조절해 30~40년 후로 늦추는 겁니다. 하지만 비만대사수술을 하면 당뇨를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한상문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비만대사수술이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비만대사수술이 기존 내과적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BMI(체질량지수) 27.5㎏/㎡(비만체형) 이상인 제2형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를 치료하는 데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이라며 신의료기술로 인정했다.

하지만 비만대사수술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다. 한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내과적 치료를 받다가 더 이상 혈당조절이 안돼 최후의 방법으로 받는 수술이 아니다"라며 "당뇨 진단을 받은 후 2년 이내에 수술을 받아야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비만대사수술은 ABCD스코어가 10점 만점에 6점 이상이어야 치료될 확률이 높고 3점 이하면 확률이 20~30%로 떨어진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ABCD스코어란 나이(Age)와 체질량지수(BMI) 시펩타이드(C-peptide) 당뇨유병기간(Duration score)을 점수화한 것이다. 통상 나이는 40세 이전, BMI와 시펩타이드는 높을수록 좋고 당뇨는 시작된 지 2년 이내여야 수술효과가 크다고 본다.

노인이나 당뇨약을 오래 복용한 사람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이 떨어져 수술을 해도 효과가 작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한 교수가 그동안 수술한 환자의 최고령은 63세다. 그는 "최근 급증하는 비만형 당뇨는 젊은층에 많은데 비만 상태가 지속되는 한 약을 써도 혈당조절이 안되기 때문에 수술을 권고하는 것"이라며 "특히 수술을 받으면 체중이 줄면서 당뇨는 물론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까지 없애주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루 최대 4명, 주 2회 정도 비만대사수술을 하는 한 교수는 수술은 고되지만 보람이 클 때가 많단다. 한 교수는 "수술 후 인생이 바뀌었다는 감사인사를 종종 받는다"며 "온라인 카페에는 수술 전후 사진이 올라오는데 수술 후 취업이 되고 결혼, 임신을 하게 됐다는 사연이 많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당뇨수술도 40세 넘으면 효과 적다?


[메디슈머 시대2-비만·당뇨클리닉<2>당뇨수술]③팁:수술전 효과 예측 'ABCD스코어'

대사수술의 성공률을 예측하기 위한 방법으로 ABCD스코어가 쓰인다. 허경열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와 대만의 웨이제이 박사 등이 2012년 ‘제3차 아시아 당뇨수술 연구회 학술대회(ADSS-Asia Diabetes Surgery Study)’에서 발표한 당뇨수술의 예후 추정방법이다.

ABCD는 연령(Age)과 체질량지수(BMI), 췌장기능을 반영하는 C펩타이드(C-peptide), 당뇨 유병기간(Duration)을 의미한다. 나이를 제외한 각 항목에 대해 0에서 3점까지 부여해 총점 10점이 만점이다.

연령은 40세 이하가 0점, 40세 초과는 1점을 부여하고 체질량지수는 30 미만이 0점, 30~39는 1점, 40~49는 2점, 50 이상은 3점을 부여한다. C펩타이드는 0.9~1.9는 0점, 2~3.9는 1점, 4~6은 2점, 6 초과는 3점이다. 당뇨 유병기간은 10년 초과를 0점, 5~10년은 1점, 2~4.9년은 2점, 2년 미만은 3점이다. 이 기준에 따라 총점 8점 이상이면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당뇨 환자들은 이를 기준으로 수술 예후에 대한 기대치를 가늠해볼 수 있다.

ABCD스코어의 기준은 체질량지수 35를 초과하면서 제2형 당뇨병이 있는 환자 또는 체질량지수 35 이하여도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6개월간 약물치료에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인 환자)이 있는 환자 239명을 대상으로 결정했다.

1차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대만의 한 병원에서 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64명의 3년 추적관찰 결과를 분석했고 2차로 5개국에서 시행한 대사수술 환자 176명의 1년 후 치료결과를 분석해 0점부터 10점까지 완치 확률을 33%에서 100%까지로 계산했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ABCD스코어는 대사수술의 성공을 예측해볼 수 있는 수단으로 대사수술 시행 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장기 추적관찰 결과를 통해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이 기사의 관련기사

나의 의견 남기기 등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