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입 거쳐 내입에… 감염 위험 도사린 '공포의 입맞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송학주 기자 2018.08.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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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4>감염관리2](종합)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남입 거쳐 내입에… '공포의 입맞춤'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4>감염관리2]①의료수가 반영안돼 병원 자체부담
남입 거쳐 내입에… 감염 위험 도사린 '공포의 입맞춤'


남입 거쳐 내입에… 감염 위험 도사린 '공포의 입맞춤'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플란트 (70원 ▲7 +11.11%)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최근 감염관리시스템을 도입한 A치과는 눈덩이처럼 커진 유지비용 때문에 고민이다. 감염관리에 필요한 장비 구입 등 초기투자비용을 제외하고 일회용으로 써야하는 것들이 늘면서 유지비용만 환자당 2만원 내외가 들어서다. 단순 진료만으로는 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들게 된 것. 건강보험료 적용 대상자가 스케일링(1만4000원대)만 받거나 발치(3000~4000원)만 하는 경우 마이너스인 셈이다. A치과 관계자는 “개당 230만원 짜리 핸드피스를 100개 더 구입하는 등 최근 감염관리를 강화하면서 유지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진료비로 비용을 커버하지 못하는 마이너스 환자가 약 10%정도 된다”고 말했다.

23일 치과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과들이 감염관리에 취약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정원균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교수에게 의뢰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과 감염관리는 △손씻기 △마스크 착용 △핸드피스 멸균 △기구 포장 △기구 멸균 △수관 소독 △폐기물 관리 등 크게 14가지 행위로 구분된다. 이같은 감염관리 행위로 발생하는 비용은 환자 1인당 1만6000원(2009년 기준) 내외로 추정됐다.

물가, 인건비 등을 반영한 현재 기준으로 하면 이 비용은 더욱 커진다. 내과, 외과 등의 병원들은 감염관리비용 일부가 의료수가(의료행위가격)에 반영되는 반면 치과는 전혀 반영되지 않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남입 거쳐 내입에… 감염 위험 도사린 '공포의 입맞춤'
감염관리실 구축비용도 만만찮다. 치과재료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니트체어 4~5대가 있는 치과에 13㎡ 규모로 감염관리실을 구축할 경우 △시공비 1000만~1500만원 △초음파 및 고압스팀 멸균기 1000만~1500만원 △스테인리스 싱크시설 1500만~2000만원 △멸균포장 실링세트 10만~20만원 등 총 4000만~5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외에 감염관리 관련 인적비용도 추가된다. 감염관리담당자를 지정해 모니터링 및 평가, 교육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원균 교수는 “치과 감염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많은 인적·물적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크다”며 “현실적인 보상이나 수가체계가 전무한 상태에서는 치과 감염관리환경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거나 일회용임에도 재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의료기구들은 멸균된 상태로 보관되다가 환자가 보는 앞에서 포장(멸균파우치)을 뜯어야 하지만 대부분 소독 후 정리해두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환자의 얼굴을 덮어주는 대공포와 의료진 장갑, 입안에 고인 물이나 피를 빨아들이는 석션팁 등은 타액과 혈액이 묻을 가능성이 높아 일회용을 써야 하는데 닦아서 재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감염관리를 위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치과의사협회에 따르면 치과에서 자주 사용하는 구강용 전동드릴인 ‘핸드피스’는 멸균해 사용해야 하는데 멸균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또한 일회용 의료기구 중에는 사용설명서에 일회용 표기가 안된 경우가 있어 개원의들이 혼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감염관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며 “학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적은 있지만 알기 어렵고 홍보도 부족한 데다 처벌규정이 없어 관리가 안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치과 감염관리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전국 치과병원 232곳, 치과의원 1만7464곳을 대상으로 서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동시에 치과병원 30곳, 치과의원 30곳 총 60곳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도 진행한다. 복지부는 감염관리실과 감염관리담당자 지정 의무화 등을 치과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는 의료소비자가 치과 방문 시 눈여겨 봐야 할 감염관리 체크리스트 10가지를 제시했다. 진료실에서는 △핸드피스 밀봉상태 △일회용 석션팁 사용 △진단기구 밀봉상태 △일회용 대공포 사용 △의료진 장갑 및 마스크 착용 등이다. 수술실에서는 △의료진 멸균 수술복·수술장갑·수술모 착용 △수술기구 밀봉상태 △핸드피스 밀봉상태 △핸드피스 오염방지 멸균 비닐팩 사용 △의료장비 조작부위 교차감염 방지 전용 필름 부착 등을 꼽았다.

김유경 기자

철저한 감염관리 '기본'…"병원서 병 얻으면 안되죠"
[메디슈머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4>감염관리2]②송영국 우리모두들치과병원 대표원장

송영국 우리모두들치과병원 원장. /사진=임성균 기자송영국 우리모두들치과병원 원장. /사진=임성균 기자
“아무리 비싸도 병원의 기본이죠. 병원에서는 다양한 질병의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 의료진에게 있어 항상 불안하고 민감해지는 부분이거든요.”

송영국 우리모두들치과병원 대표원장(사진)은 감염관리에 왜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감염관리는 작게는 개인의 치료결과에 영향을 주지만 크게는 몇 년 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메르스 사태, 신생아실 감염과 같은 사회문제로 대두하기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모두들치과병원은 로컬병원(지역병원) 중 대학병원 수준의 별도 감염관리실을 운영하는 몇 안되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수천만 원에 달하는 플라스마소독기, 초음파세척기 등을 구비하고 감염관리를 한다.

송 원장은 “여러 단계의 기구 세척장비를 사용하고 최신 멸균소독기를 도입해 의료기구들을 멸균·소독했지만 기구들을 보관하는 소독실이 목재나 플라스틱이어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감염관리실을 별도로 둬 진료 시 동선도 원활하고 스테인리스로 된 기구장 사용으로 기구보관과 청결유지도 한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병원에 가보니 고가의 소독기뿐 아니라 진료실과 수술실마다 자외선소독기가 비치돼 멸균한 후 밀봉된 핸드피스와 핀셋, 큐렛, 석션팁 등 의료기구를 보관했다. 고객이 오면 그 자리에서 밀봉된 기구를 뜯어 사용하고 한 번 사용한 기구는 감염관리실에서 세척한 후 멸균·소독을 거쳐 밀봉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핸드피스를 200여개 보관하면서 핸드피스 전용멸균기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200여개 핸드피스와 전용멸균기로 철저히 소독한 후 개별 포장해 1인 1기구 시스템을 운영한다”며 “석션팁, 진료용 장갑·마스크 등과 같은 진료에 관련된 일회용품은 절대 재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루평균 고객이 80명 정도니 고객이 몰려도 충분한 수량이다.

하지만 그 역시 현재 로컬병원에서는 이같은 시설을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송 원장은 “우리나라는 일부 의료선진국의 진료체계와 달리 치과의사들이 혼자 개원하고 진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임대료와 시설비, 인건비, 고가의 최신 의료장비 구입비용 등을 모두 개인이 혼자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치과진료에 대한 건강보험수가에서 불합리한 상황들로 인해 철저한 감염관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송학주 기자

가글로 양치효과?…잇새 음식물 여전, '닦자'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치아관리 팁③ 가정내 감염 예방 위한 구강관리

양치 /사진 제공=머니투데이DB양치 /사진 제공=머니투데이DB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면 하루 세 번 이상 양치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양치할 시간도 없이 바쁘거나 칫솔이 없을 때는 입안을 헹구는 ‘가글액’(구강양치액)으로 간단히 양치를 대신한다. 가글액으로 칫솔질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구강양치액은 단독으로는 치아에 낀 음식물이나 치아표면에 붙은 세균막을 제거할 수 없다. 또 일시적으로 입냄새를 줄일 수 있으나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글을 오래 하면 입안의 좋은 균이 죽고 좋지 않은 세균인 곰팡이균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식후 3분 이내에 하루 세 번 치아를 닦는 것보다 양치질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양치질 외에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병행사용하고 치과를 찾아 검진받는 것도 필요하다. 양치질 방법도 특정한 방법만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므로 지금 내가 닦는 방법이 실제로 치아가 잘 닦이는지 확인한 후 활용해야 한다.

특히 부모의 입안에 존재하는 충치의 대표적 세균인 뮤탄스균이 유아기(생후 19~31개월) 자녀에게 감염될 수 있다. 주로 뽀뽀, 음식물 씹어주기, 뜨거운 음식물 불어주기 등을 통해 직접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치과질환이 있다면 입보다 볼에 애정표현을 하고 아이의 칫솔이나 식기, 숟가락 등은 따로 사용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보제공=연세대학교 치과대학 통합치의학과, 정리=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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