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똑똑한 소비자 되려면… 치과 엑스레이 AtoZ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이원광 기자, 고석용 기자 2018.07.2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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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2>영상판독2](종합)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치과 오진에 '돈낭비 시간낭비'…전문 판독 절실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2>영상판독2]①파노라마 영상 이상하면 무조건 대학병원?

치과에서 똑똑한 소비자 되려면… 치과 엑스레이 AtoZ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플란트 (70원 ▲7 +11.11%)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위턱뼈에 물혹처럼 보이는 파노라마 영상과 물혹처럼 보였던 게 공기주머니(상악동)가 큰 경우임을 보여주는 CBCT영상. A씨의 사례./사진제공=메디파트너위턱뼈에 물혹처럼 보이는 파노라마 영상과 물혹처럼 보였던 게 공기주머니(상악동)가 큰 경우임을 보여주는 CBCT영상. A씨의 사례./사진제공=메디파트너
#사례1. 사랑니를 뽑기 위해 동네 치과를 찾은 A씨(22)는 파노라마 검사에서 오른쪽 위턱뼈(상악골) 부위에 검은 부분(방사선투과성 병소)이 있는 걸 알게 됐다. 통상 뼈는 영상을 찍으면 하얗게 나타나야 정상이다. 치과원장은 물혹이라고 판단해 바로 대학병원의 구강외과에서 치료받을 것을 권했다. 하지만 대학병원은 CBCT(콘빔전산화단층검사) 촬영 및 판독 후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고 A씨를 돌려보냈다. 단순히 코 옆 위턱뼈 위로 비어있는 공기주머니(상악동)가 커서 물혹처럼 보인 경우여서다.



#사례2. B씨(19)는 치아교정을 위해 동네 치과에 갔다가 종양 진단을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파노라마 검사를 한 결과 아래턱(하악골) 앞쪽에 경계가 명확한 검은 부분이 발견돼서다. 만사를 제쳐두고 대학병원 구강외과를 찾아가 CBCT를 찍었다. 영상치의학 전문의가 판단한 결과는 뼈가 비어 있는 상태인 단순골낭이었다. B씨는 “단순골낭은 딱히 치료할 게 없고 자연치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을 듣고 안도했지만 오진으로 걱정한 것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B씨의 단순골낭 사례/사진제공=메디파트너B씨의 단순골낭 사례/사진제공=메디파트너
19일치의학계에 따르면 동네 치과병원에서 발견한 이상소견으로 대학병원에 갔다가 헛걸음하는 의료소비자가 연간 2000명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잘못된 영상판독으로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는 의료소비자가 월평균 170여명에 달하는 셈이다. 허민석 서울대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는 “동네 치과병원에서 이상 소견을 듣고 대학병원에 온 환자 중 실제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동네 치과원장이 영상판독 전문의가 아닌 데다 관련 경험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선진국처럼 대학병원에 오기 전 동네 치과에서 발견한 이상한 점을 영상판독 전문의가 함께 판단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치료가 필요없는 ‘허수’ 환자가 영상판독으로 걸러지면 대학병원은 실제 환자에게 좀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례로 호주의 경우 파노라마나 CBCT 영상을 촬영하면 의무적으로 판독문을 작성해야 한다. 일반 치과의사가 작성하는 게 아니라 영상치의학 전문의가 판독해 작성하도록 한다.


오진으로 의료소비자가 겪어야 하는 불안감과 대학병원을 방문할 때 지불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영상판독 전문의가 판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호걸 전 연세대치과대학병원 영상치의학과 임상교수는 “대학병원에 오면 접수 후 진료 완료까지 통상 2~3시간 소요돼 반나절을 허비한다”며 “진료비도 1인당 최소 5만원 정도 들어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동네 치과병원 입장에서도 소비자 신뢰를 위해 영상판독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심한 치주질환으로 동네 치과를 찾은 C씨(56)는 파노라마 영상에서 오른쪽 아래턱 부위가 검게 보여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아래턱뼈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을 뿐 치료가 필요하진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C씨는 이후 초기 진료를 받은 치과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정 교수는 “동네 치과병원에서 이상소견이 나올 환자를 만날 확률은 드물다”며 “오진을 줄이려면 영상판독 경험이 많은 전문의가 도움을 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음주와 흡연을 많이 하는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치과 검진이 필요하다”며 “1년에 한 번 보험이 적용되는 스케일링을 받을 때 파노라마를 찍으면 비교관찰이 가능해 오진을 줄일 수 있고 치과질환도 조기발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래턱뼈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은 하악골설측함요 영상. C씨의 사례/사진제공=메디파트너아래턱뼈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은 하악골설측함요 영상. C씨의 사례/사진제공=메디파트너
김유경 기자

'구강CT 진료비중 30%' 판독소견서 아시나요?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2>영상판독2]②"의료진 판독소견서 요구는 환자의 정당한 권리"

치과에서 똑똑한 소비자 되려면… 치과 엑스레이 AtoZ
구강CT(Computed Tomography) 영상촬영 시 지급하는 의료비에는 촬영료는 물론 판독소견서 작성비용도 포함된다.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의료소비자와 공유하고 추적관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동네치과에서는 영상판독 결과를 구두로 설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잘못 판독하는 사례도 많아 의료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보건복지부 고시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중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료 산정기준에 따르면 구강 파노라마 및 CBCT(Cone-Beam CT) 영상 진단료의 상대가치점수는 촬영료(70%)와 판독료(30%)를 고려해 결정된다.

상대가치점수는 각 의료수가를 정하는 기준으로 해당 점수가 높을수록 의료비도 함께 상승한다. 구강CT 영상을 진단하는 의료행위에 촬영 및 판독을 포함, 비교적 높은 상대가치점수 및 의료수가를 매긴다는 설명이다. 또 같은 고시에는 이같은 영상진단을 실시하면 반드시 판독소견서를 작성 및 비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영상진단료의 상대가치점수 중 70%만 인정해 의료수가는 낮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턱뼈 깊숙이 자리잡은 구강암 등을 조기발견하기 위해선 구강CT 영상촬영뿐 아니라 정확한 판독이 필수적”이라며 “의료진의 소견을 판독소견서 등 기록으로 남기고 환자와 공유해 책임있는 의료행위를 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파노라마 영상 등 방사선 단순영상진단의 경우 판독소견을 진료기록부나 시술기록지에 기재하면 판독소견서를 작성 및 비치한 것으로 간주한다. 판독소견서에는 환자성명, 나이, 성별, 검사명, 검사일시, 판독소견 및 결론, 판독일시, 판독의, 요양기관명 등이 기재된다. 진료기록부 등에 판독소견을 작성하는 경우 환자성명, 나이, 성별, 요양기관명은 생략이 가능하다.

이에 의료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단 및 시기별 건강상태 파악을 위해 판독소견서를 치과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영상치의학 전문의는 “일부 치과의사가 현행 제도에 대한 이해 및 전문성 부족으로 구강CT 촬영 후 구두설명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어 “판독소견서에 대한 요구는 판독료가 포함된 영상진료료를 지급하는 의료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말했다.

이원광 기자

얼굴 엑스레이 괜찮을까…"피폭량, 뉴욕행 비행 10% 불과"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2>영상판독2]③장비업계 '촬영영역 조절 기술' 개발 등 최소화 노력

치과에서 똑똑한 소비자 되려면… 치과 엑스레이 AtoZ
"일단 파노라마 엑스레이부터 찍어보시죠"

치과를 방문한 환자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치아와 뼈 등 전반적인 구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라지만 환자들은 ‘엑스레이’란 말에 거부감을 느낀다. 얼굴에 직접 엑스레이 방사선을 쬔다는 게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치과 등 병원에서 찍는 엑스레이, CT는 정말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치과에서 사용되는 ‘파노라마 엑스레이’와 ‘덴탈CT’ 등 영상기기들의 방사선 노출 정도는 미미하다고 설명한다. 파노라마 엑스레이의 경우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서 뉴욕을 왕복할 때 노출되는 자연방사선 양의 10분의1에 불과하다는 것.

방사선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 즉 피폭량을 보여주는 단위는 시버트(Sv)다. 방사성 물질의 방사선 방출량에 신체에서 이를 흡수하는 정도를 측정해 계산한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권장하는 성인남녀의 1년간 방사선 노출 허용치는 1mSv(밀리시버트·1mSv는 1000μSv(마이크로시버트))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1년에 1mSv 정도의 피폭은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치과에서 사용되는 덴탈 파노라마 엑스레이의 경우 피폭량이 0.02~0.03mSv에 불과하다. 임플란트 등 치료 시 필요한 덴탈CT 피폭량 또한 0.1mSv 이하로 낮아졌다. 반면 일본 자원에너지청에 따르면 인천이나 도쿄에서 비행기를 통해 뉴욕을 왕복할 경우 0.2m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오존층이 옅은 극지를 높은 고도로 이동하는 만큼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자연방사선을 그대로 맞아서다. 결국 파노라마 엑스레이의 경우 1회 촬영 시 피폭량이 1년 허용치의 3%, 뉴욕행 왕복비행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상철 레이 대표이상철 레이 대표
지금도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지만 의료장비업체들은 피폭량 줄이기에 사활을 걸었다. 덴탈 촬영장비 전문회사 레이의 이상철 대표는 “피폭량을 줄이는 것(Low dose)은 업계의 공통적인 추세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레이는 최근 CT 촬영영역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을 최초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촬영영역의 크기가 조절되면 꼭 필요한 부분에만 방사선을 쪼여 노출되는 양을 극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침대매트리스 등으로 국민들이 피폭에 관심을 보이게 된 점도 업계가 ‘피폭량 줄이기’에 주력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만큼 의료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방사선을 줄인 제품이라도 가격이 높아 제품의 95% 이상을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 수출해왔다”면서 “최근들어 피폭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똑똑한 의료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병원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석용 기자

"임플란트하면 양치질 안해도 된다?"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치아관리 팁① 임플란트 구강관리법

/사진=머니투데이DB/사진=머니투데이DB
임플란트는 재질이 합금, 복합레진, 사기 등으로 돼 있어 세균이 침투할 수 없다. 충치가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럼 모든 이를 임플란트로 대체하면 양치를 하지 않아도 될까.

양치를 게을리했을 때 임플란트에 충치가 생기지는 않지만 치석과 잇몸염증은 생긴다. 특히 임플란트 주위 잇몸염증이 심할 경우 잇몸뼈가 녹아 아예 임플란트가 빠져버릴 수 있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 후에도 양치는 물론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필요하다.

임플란트가 치아보다 단단하다고 생각해 딱딱한 음식을 무리하게 씹는 것도 위험하다. 원래 치아와 잇몸뼈 사이에는 땅콩, 깍두기 같은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충격을 완화해주는 치주인대가 있어 치아에 힘이 가해져도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준다.

반면 임플란트는 치주인대가 없어 씹을 때 충격이 고스란히 잇몸뼈에 전달된다. 특히 오징어 등 질긴 음식을 지속적으로 씹으면 힘의 방향에 따라 임플란트가 부러지거나 임플란트의 머리 부분이 빠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정보제공=연세대학교 치과대학 통합치의학과, 정리=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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