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파노라마영상 찍었더니…"잇몸뼈에 염증"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고석용 기자 2019.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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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4>영상판독4] (종합)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속 모를' 치아의 비밀…생애 두 번, 속속들이 살피세요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4>영상판독4]①20·40세는 구강 생애전환기



치과 파노라마영상 찍었더니…"잇몸뼈에 염증"


'연중기획-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파트너생명공학 (70원 ▲7 +11.11%)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치과 파노라마영상 찍었더니…"잇몸뼈에 염증"
치과 파노라마영상 찍었더니…"잇몸뼈에 염증"
#1. A씨(24)는 젊은 나이에도 치주질환(잇몸병)이 심해 임플란트 수술을 받으려고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파노라마영상을 찍어보니 더 심각한 질환이 나타났다. 왼쪽 아래턱 사랑니 주변으로 4~5㎝의 커다란 ‘치성각화낭’이 발견된 것. 치성각화낭은 턱뼈(악골)에 발생하는 주머니 모양의 낭종으로 다른 낭종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쉽게 재발하는 게 특징이다. A씨는 이미 치성각화낭이 커져 사랑니 옆 어금니 뿌리와 아래턱 신경관에 근접한 상태였다. A씨는 낭종과 사랑니 제거는 물론 어금니까지 발치해야 했다.



#2. B씨(42)는 치아를 일부 상실하고도 병원에 가는 걸 미루다가 큰 낭패를 봤다.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 병원에 갔는데 살릴 수 있는 치아가 단 한 개도 없다는 진단을 받은 것. 심한 치주염으로 잇몸뼈가 치아뿌리까지 녹아내린 탓이다. B씨는 잇몸뼈가 약해져 임플란트 대신 틀니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크게 후회했다.

31일 영상치의학계에 따르면 신체의 상태가 크게 바뀌는 만40세와 만66세에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을 받듯 구강검진도 생애주기별 진단이 필요하다. 영구치열이 완성되고 사랑니가 나오는 시기인 20세와 치주질환이 급속히 진행되는 40세에는 치과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해 파노라마영상 검진과 영상전문가의 세밀한 판독이 필요하다는 것.

파노라마영상은 위아래 치아의 뿌리는 물론 잇몸뼈, 턱뼈, 상악동(위턱 빈 공간)의 상태를 한눈에 보여준다.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충치, 치주질환, 매복치, 사랑니, 턱관절, 종양 등 대부분의 치과질환을 하나의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종양이나 구강암 등의 경우 흔히 관찰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치과의사들은 놓칠 수도 있다. 생애 최소 두 번은 영상전문가의 판독이 필요한 이유다.


최용석 경희대 치과병원 영상치의학과 교수는 “치과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 신경이 손상될 정도로 악화하기 전엔 자각증세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상이 있어도 1주일 정도 아프다가 병원에 가려고 할 때쯤엔 통증이 가라앉아 괜찮아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통증이 가라앉은 그 시간에도 질환은 멈추지 않고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치과질환들은 폐암이나 췌장암처럼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파노라마영상 검진이 생애 두 번 이상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성인이 된 20세 이후엔 충치가 급속히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사랑니가 문제”라며 “A씨처럼 매복된 사랑니가 어금니를 상하게 하거나 낭종이나 염증 발생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눈으로 보이지 않는 충치나 치아 관련 종양 등 다른 질환이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생애전환기인 40세부터는 본격적으로 잇몸병인 치주질환을 걱정해야 할 때다. B씨처럼 잇몸뼈가 녹아내려 치아가 모두 빠질 위기에 있는데도 환자는 모를 수 있어서다. 이삼선 서울대 치과병원 교수는 “잇몸뼈가 소실되는 치주염은 초기엔 잇몸에 가려져 육안으로 진단하기 어렵다”며 “초기 치주염을 방치하면 잇몸뼈가 계속 녹아내려 결국 멀쩡한 자연치아를 모두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영구치가 제때 나오지 않은 어린이나 골다공증약을 복용해야 하는 60대도 영상검진을 해보는 것이 좋다. C양(5)의 경우 위턱 앞니 일부는 영구치가 나온 반면 일부는 유치가 남아있어 파노라마영상을 찍어본 결과 치아의 구성성분으로 이뤄진 치성종양 치아종이 영구치를 막고 있는 게 발견됐다. D씨(67)는 턱이 오랫동안 붓고 아픈 증상이 있어 파노라마영상을 찍어보니 염증이 턱뼈 전체로 퍼져 있는 골수염 환자였다.

최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계의 골다공증약을 오래 복용한 경우 일부 환자는 뼈의 변화로 감염에 취약해지면서 염증이 회복되지 않고 골수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골다공증약 복용 전에 치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치과 파노라마영상 찍었더니…"잇몸뼈에 염증"
김유경 기자

"사랑니 빼다 턱뼈종양 발견…생명 구한 영상판독"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4>영상판독4]②박세훈 서울니어치과 원장 "판독전문의 협진 해야"

치과 파노라마영상 찍었더니…"잇몸뼈에 염증"
"영상판독만 잘 돼도 수많은 로컬병원(1차 진료기관)에서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가 가능해집니다. 모르고 넘어갈 뻔한 질환을 발견하는 사례는 물론 시진(視診)과 파노라마 엑스레이만으로 판단이 확실하지 않을 때 영상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면 확실해지니까요."

박세훈 서울니어치과 원장(사진)은 영상판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부분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에 파노라마 엑스레이 정도를 추가하는 로컬병원 진료방식에 CT(컴퓨터단층촬영)와 전문영상판독이 더해질 경우 진료의 질이 훨씬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장에서 놓칠 뻔한 염증을 전문영상판독을 통해 발견한 경험은 박 원장의 이러한 믿음을 더욱 확고히 했다. 지난해 11월 원격 영상판독시스템을 설치한 박 원장은 3개월 동안 영상판독을 통해 3명의 환자에게서 종양을 발견했다. 3명 모두 종양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치과를 찾은 환자였다.

그중 한 환자는 사랑니를 빼러 온 20대 중반의 젊은 청년이었다. 발치 신경마비 유발 가능성 때문에 CT를 촬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대편 턱뼈에서 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박 원장은 “악성종양으로 의심되는 상황이어서 치료가 시급해 큰 병원으로 보냈다”며 “사랑니 발치에만 신경 쓰고 환자의 종양을 놓쳤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턱뼈를 포함해 뼈나 피부에 생기는 종양은 전이속도가 빨라 위험한 종류로 분류된다.

박 원장은 “솔직히 처음에는 전문영상판독보다 현장경험과 판단을 더 믿었다”며 “하지만 단 1%의 확률이라도 현장 의사들이 놓칠 수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생각 자체가 바뀌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종양이 심각하게 아프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낭종(물혹·종양의 한 종류)이든 악성종양이든 종양은 대부분 심한 통증보다 ‘불편함’을 느끼는 데 그친다. 불편함을 느낄 경우 보통은 파노라마 엑스레이를 찍어 확인해보지만 최악의 경우 파노라마 엑스레이의 왜곡 때문에 종양을 놓칠 수도 있다.

끝으로 박 원장은 전문영상판독이 일상적으로도 진료의 방향을 한 번 더 확인해주는 ‘슈퍼바이저’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발치가 필요하지만 다른 이상소견이 발견될 경우 발치 진행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것.

박 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치료의 방향을 객관적으로 정해주는 슈퍼바이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로컬병원에서 대학병원처럼 다양한 과, 다양한 의료진의 협진이 가능해지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석용 기자

만 6세 아이의 영구치 위해 꼭 해야할 3가지

[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4>영상판독4]③팁: 생애주기별 치아관리법

치과 파노라마영상 찍었더니…"잇몸뼈에 염증"
치아를 관리하는 방법은 연령별로 다르다. 연세대 치과대학 통합치의학과의 도움을 받아 생애주기별 치아관리법을 소개한다.

◇유아·아동기=처음 치열이 형성되는 시기다. 생후 6개월부터 아이의 치아를 닦아줘야 하며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우유병을 물고 자는 습관을 고쳐줘야 한다. 유치는 만12~36개월 사이에 가장 취약하므로 생후 12개월부터는 치과 구강검진이 필요하며 잠자기 전 양치질 습관도 길러줘야 한다. 아동기에는 단것을 좋아해 충치 발생이 쉬우므로 무분별한 간식 섭취를 줄인다.

◇소아기=만6~12세는 혼합 치열기다. 만6세에 유치 어금니 뒤에서 첫 영구치가 올라오는데 충치가 생기기 전에 치면열구전색(실란트)을 해주는 것이 좋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불소도포를 하는 것도 좋다. 초등학교 1~3학년은 구강관리가 중요한 시기로 주기적인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청소년기=만12~20세는 영구치열이 완성되는 시기다. 새로 나온 영구치 어금니는 치과에서 치면열구전색을 해주고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해 충치를 예방한다. 치과 검진을 통해 새로 난 영구치에 충치가 생겼는지 확인하고 방사선 사진을 찍어 나오지 않은 영구치를 확인한다. 사랑니는 18세 전후로 나오므로 방사선 사진을 찍어 확인하고 발치 여부를 결정한다.

◇성년·중년기=통상 25세 이후로는 충치 발병률이 높지 않다. 하지만 10대나 20대 초반에 발생한 충치가 있을 수 있으므로 확인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찬물을 마실 때나 칫솔질 시 잇몸 쪽 치아가 시린 것은 대부분 잘못된 칫솔질에 의해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가 마모된 경우다. 치아색으로 때우는 치료(레진치료)를 통해 관리하는 게 좋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스케일링을 받아야 하며 치석이 잘 생기는 사람은 3~6개월마다 받아 치주질환(풍치)을 예방한다.

◇노년기=치아 상실로 인해 보철물 혹은 틀니, 임플란트를 하게 되는 시기다. 틀니를 하는 경우에는 식후 틀니를 청결히 하고 빼놓았을 때 물에 담가 보관한다. 임플란트를 했을 때도 칫솔질 및 치간칫솔 등을 사용해 임플란트 주변 및 구강을 깨끗이 해야 치주질환이 발생하지 않는다. 임플란트에 문제가 없는지 6개월마다 검진받는 게 좋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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