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박' 제안 열흘만에 제 자리…'安 탈당설' 부메랑

머니투데이 구경민 최경민 김승미 기자 2015.12.0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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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文, 安 혁신연대 거부…승부수 실패 '리더십' 손상..야권재편 관측 확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긴급 현안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문 대표는 이날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달 29일 역제안한 혁신전대에 대해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된다"고 말했다. 2015.12.3/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긴급 현안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문 대표는 이날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달 29일 역제안한 혁신전대에 대해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된다"고 말했다. 2015.12.3/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혁신전당대회'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이로써 보름만에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현 지도부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결국 문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체제'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리더십에 금이가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총선체제로의 빠른 전환을 선언했지만 '문안박 연대' 제안으로 촉발된 갈등이 확산일로인 상황에서 문 대표 주도의 총선체제 전환이 수용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최근 '문안박 연대'에 뜻을 함께한 당내 세력들과 집단지도체제를 구성, 현 체제를 공고히 다져나가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체제'로 돌아온 데 대한 비주류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면서 '문재인 집단'과 비주류 사이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당 밖 세력까지 포함한 야권 재편이 촉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제안을 거부당한 안 전 대표가 마지막 보루인 '탈당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선 문 대표가 끝내 혁신전대를 거부할 경우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럴 경우 연쇄 탈당과 신당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안 전 대표가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설 경우 야권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안 전 대표가 큰 결심을 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진 직후 "당의 앞길이 걱정이다"며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우려된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안 전 대표가 탈당과 관련해 속내를 잘 나타내진 않고 있는 가운데 2일 통합신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박주선 의원과 만남을 가져 탈당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박 의원 측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박 의원의 요청으로 국회에서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박 의원과 '혁신전당대회' 제안 이후의 상황 등을 논의했다.

박 의원은 "새정치연합 안에서는 안 전 대표가 꿈꾸는 새정치를 구현하기 힘들다"며 "당을 창업한 창업주의 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무엇이 되느냐보다 한국 정치를 어떻게 바꿀 지가 중요하니, 신당에 참여하라. 당장 하란 말은 아니다"고 신당 참여를 제안했다.

또 "문·안·박은 사실상 권한을 나눠가지자는 정치적 뇌물로, 이를 받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며 "문 대표는 절대 혁신전대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답한 뒤 혁신전대를 수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문·안·박 공동지도체제'보다 높으니 수용해야 할텐데…"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혁신전대를 거부당한 안 전 대표가 다시 어떤 반응과 대응을 보일지에 따라 문 대표의 행보도 수정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안 전 대표의 탈당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정면 충돌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파국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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