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긴급 현안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문 대표는 이날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달 29일 역제안한 혁신전대에 대해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된다"고 말했다. 2015.12.3/뉴스1
문 대표는 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전당대회'에 대해 "분열의 전당대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가는 공멸한다"며 "총선을 코 앞에 두고 당권 경쟁으로 날을 샐 수는 없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당대회의 경우 야권 통합을 위한 외부세력과의 '통합전대'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야권 통합이 아니라 당내 지도체제를 바꾸기 위한 경선을 하는 방식의 전당대회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여권과의 1:1 구도를 위한 야권 통합은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신당뿐만 아니라 정의당까지 포함하는 방식을 구상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표는 '현 지도체제 유지에 대한 반발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예상하지 않는다"고, '비주류 집당 탈당이 이뤄지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비주류의 움직임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마이웨이' 선언인 셈이다.
동시에 문 대표는 당 기강 확립에도 나섰다. 문 대표는 총선 공천을 위한 당무감사를 거부한 유성엽(전북), 황주홍(전남) 의원을 '해당행위자'로 규정하고 당무감사원에서 징계요구를 포함한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다. 당 기강 확립의 대상으로는 주류로 분류되는 '아들 로스쿨 압력 의혹' 신기남 의원, '카드 단말기 시집 강매 의혹' 노영민 의원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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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대변인은 "당 기강과 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문 대표는 '친노든 친문이든 비주류든 원칙앞에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며 "유성엽·황주홍 의원이 도당위원장직을 자진사퇴하거나, 이를 거부하면 해당지역 의원들이 합당한 중론을 모아 대응해줄 것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일 오전 광주 남구 임암동 광주김치타운에서 열린 김장담그기 행사에서 국수를 먹고 있다. 2015.12.1/뉴스1
비주류의 대표격인 박지원 의원과 주승용 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문 대표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문 대표의 희생과 결단이 없는 일방적인 혁신이 당의 혼란과 위기를 수습할 수 있을지 크게 의심된다. 문 대표의 결단을 거듭 촉구한다"고 글을 남겼다. '원샷 임시전당대회'를 문 대표에게 제안했던 주 최고위원의 경우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더 이상 할 말도 없다"고 밝혔다.
당 비주류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의 문병호 의원도 "통합의 책무가 있는 당대표가 분열의 길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자신만 옳다는 아집과 독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못한 결정으로 답답하고 대단히 유감"이라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