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TX다롄, 中현지서 1조원 '자본유치' 추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박종진 기자 2013.04.1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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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공공기관등 '3자배정' 협상… 성사시 中경영권 지분확보 '경영향배' 관심

STX그룹이 중국 현지 금융회사와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계열사인 STX다롄조선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TX다롄조선은 최근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0원 %)의 중국 내 핵심 계열사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지 자본유치를 추진해 왔다.



STX다롄이 유증에 성공할 경우 중국계 기관 지분이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경영권 향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조선업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STX다롄조선은 중국 현지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1조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하고 현재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STX그룹이 STX다롄조선의 재무 개선을 위해 경영권 매각이 아닌 중국 현지 유증을 통한 자본 유치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현재 세부조건 등을 두고 막판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TX다롄조선은 STX그룹이 2007년 초 중국 다롄에 건설한 종합 조선해양기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황이 침체에 빠지면서 늘어나는 차입금 부담과 재무구조 악화로 유동성 압박에 시달려 왔다. 모회사인 STX조선해양은 최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해 채권은행들의 공동관리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STX다롄조선은 이에 앞서 중국 정부의 협조를 통해 최근 중국 은행들로부터 올해 갚아야 할 2000억 원 규모의 STX다롄 차입금 상환 기한을 내년까지 유예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STX다롄조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기관들도 최근 STX다롄조선이 올해 갚아야 할 신디케이트론 8000만 달러의 상환을 내년으로 미뤄줬다.


STX다롄조선과 중국 측이 현재 진행 중인 유증 협상 과정에선 '경영권'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조원 규모의 유증이 이뤄지면 중국 금융기관 등의 지분율이 경영권 지분인 50% 이상까지 늘어나게 되는 구조여서다. STX다롄조선은 현재 (주)STX와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등이 지분을 갖고 있는 STX차이나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STX그룹 측은 자본 유치로 정상화를 추진하되 경영권 유지를 원하는 반면, 중국 입장에선 STX다롄조선의 경영권을 넘겨받길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이 협상 과정에서 옵션으로 '바이백(buy back)' 조항 등을 넣는 방안도 거론된다.



1조원 자금 유입으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 STX측이 정해진 가격에 중국이 보유한 지분을 되사오되, 반대의 경우 중국 측이 STX다롄조선의 경영권을 가져가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 다롄 지방 정부는 지역 고용 기여도와 중국 은행들의 지급보증 규모 등을 고려해 STX다롄조선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경영권을 넘겨받길 바라고 있다"며 "경영권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STX조선해양에 6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 농협, 수출입은행 등 8개 채권 금융기관들이 기존 여신 비율에 따라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각 금융사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내주 초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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