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특별한 홍성흔', 스포츠스타의 9가지 유형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3.04.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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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퇴장1호' 불명예... 사이코형, 뚱딴지형, 클러치 퍼포머등중 어느 유형?

↑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2사 1,2루 두산 홍성흔이 삼진아웃을 당한 뒤 문승훈 구심의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하고 있다.ⓒ사진제공=OSEN↑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2사 1,2루 두산 홍성흔이 삼진아웃을 당한 뒤 문승훈 구심의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하고 있다.ⓒ사진제공=OSEN


중앙고-경희대를 거쳐 1999년 프로야구에 데뷔한 홍성흔(37)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2008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을 때 그는 당연히 두산에 남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고향인 서울에서 가장 먼 부산 연고의 롯데로 이적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홍성흔은 롯데에서도 경기력은 물론 팀 리더로서의 자질을 인정 받으며 자신의 계약 기간인 4년 내내 소속팀 롯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다시 FA가 돼 5년 만에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했고 주장을 맡았다. 두산이 올시즌 우승 후보가 된 배경에는 돌아온 홍성흔에 대한 큰 기대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홍성흔이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평판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했다.



두산이 LG에 4-5로 뒤진 5회초 2사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LG 선발 리즈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는데 6구 째 커브에 루킹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홍성흔은 이에 ‘저게 어떻게 스트라이크냐’며 문승훈 구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배치기까지 갔고 구심은 지체 없이 퇴장 명령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홍성흔을 퇴장시킨 문승훈 구심은 지난 해 4월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롯데의 경기 8회 공수 교대 시 한화 한대화감독을 퇴장시킨 바 있다. 한대화 감독은 2012시즌 프로야구 첫 퇴장이자 개막전 퇴장이었는데 홍성흔 역시 2013 프로야구 첫 퇴장으로 기록됐다.


더 흥미로운 것은 홍성흔과 한대화 감독 모두 구심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쫓겨났다는 사실이다. 다만 홍성흔은 그라운드에서 부딪혔고 한 감독은 덕아웃에서 심판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을 취한 것이 차이였다.

이번 퇴장 건으로 문승훈 구심도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고 홍성흔은 출장 정지 없이 벌금 100만원이 부과됐다. 구심과 몸싸움까지 가 더 엄중한 징계가 예상됐으나 먼저 찾아가 사과를 하고 스스로 1경기에 출장하지 않으며 자성의 모습을 먼저 보여준 것이 정상 참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홍성흔을 관찰해보면 무엇인지 특별한 선수임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과연 홍성흔은 스포츠 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볼 때 어떤 유형의 선수일까?

↑홍성흔이 지난 5일 경기 중 문승훈 구심의 볼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생애 첫 퇴장이자 올 시즌 퇴장 1호다. ⓒ사진제공=OSEN↑홍성흔이 지난 5일 경기 중 문승훈 구심의 볼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생애 첫 퇴장이자 올 시즌 퇴장 1호다. ⓒ사진제공=OSEN
세계적인 남성 월간지 ‘GQ’가 2006년 스포츠 스타들을 특징에 따라 9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당시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선수들과 그들의 행동 양식, 습성, 특징 등을 소개했다. ‘스포츠 심리학의 기초(SPORTS PSYCH 101)에 근거한 선수들의 유형을 분석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에 의하면 당시 뉴욕 양키스의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연구 대상(Head Case)', 샌프란시스코에서 FA가 된 배리 본즈는 '프리마돈나', 보스턴의 슬러거 매니 라미레스는 '뚱딴지' 형이었다. 피상적인 의미가 더해진 9가지 유형을 우리 말로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최대한 전달해본다.

1. 더 스페이스 커뎃(The Space Cadet) : 멍하고 뚱딴지같은 행동을 하는 형이다. 소질은 타고 났는데 그 밖의 다른 것은 모른다. 야구 선수의 경우는 현재 몇 회인지를 모르거나 본헤드 플레이를 종종 하는 선수들이다.

2. 더 클러치 퍼포머(The Clutch Performer) : 결정적 순간에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낸다. 자신감과 의지가 넘치고 경기를 이끄는 플레이를 하면서도 냉정함을 유지한다.

3. 더 프리마 돈나(The Prima Donna) : 계약을 할 때 조목조목 잘 따지고 든다. 코치와도 싸우고 항상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팀은 안중에 없어 때로는 동료 선수 이름도 기억 못한다.

4. 더 헤드 케이스(The Head Case) : 연구 대상이다. 실력도 인정받았고 실제 뛰어나 성적을 보여준 선수인데 갑자기 기초적인 플레이를 못하기도 한다. 생각이 지나칠 정도로 많고 혼자 중얼거린다.

5. 더 클럽하우스 캔서(The Clubhouse Cancer) : 말 그대로 클럽하우스에서 암(癌)적인 존재이다. 팀에서 불화를 일으키고 감독과도 싸운다.

6. 더 사이코(The Psycho) : 예측 못할 정도로 갑자기 폭력적이 된다. 팬들과 동료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그런데 자화자찬을 잘한다.

7. 더 초우커(The Choker) : 재능을 타고났는데 스스로를 숨막히게 한다. 결정적인 순간이 닥치면 갑자기 애처럼 쩔쩔 맨다. 손을 떨거나 토한다.

8. 더 퍼레니얼 루저(The Perennial Loser) : 영원한 패배자들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부족하다. 정규시즌에 잘하지만 챔피언십 같은 큰 경기에서 진다. 자신과 팀의 미래에 대해서도 항상 부정적이다.

9. 더 클럽하우스 가이(The Clubhouse Guy) : 모든 선수들의 사랑을 받는다. 감독 코치 선수들은 물론 구단주도 아낀다. 인내심이 강하고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며 사기를 진작시킨다.

홍성흔은 가장 먼저 ‘더 클럽하우스 가이(The Clubhouse Guy)’가 떠오르고 ‘더 클러치 퍼포머(The Clutch Performer)’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다만 냉정함을 더 유지해야 할 것이다. 홍성흔이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고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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