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놓고 설전 "벤존슨" vs "다윗"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0.12.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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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양해각서 해지 가처분 신청장서 현대차와 현대그룹 변호인 주장 맞서

"현대그룹은 약물을 복용한 육상선수 벤 존슨이다"(현대자동차 (238,000원 ▼4,000 -1.65%) 변호인) vs "현대그룹은 어려움을 딛고 골리앗을 이긴 다윗이다"(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 심리로 열린 현대그룹의 양해각서(MOU) 해지 등 가처분 신청 사건의 두 번째 심문에서 양측의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포문은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한 현대차 변호인이 열었다. 그는 현대그룹을 '벤 존슨'으로 비유했다. 현대차 변호인은 "현대그룹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금메달 자격을 박탈당한 벤 존슨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조달자금 5조5100억원 중 1조2000억원의 속성에 대해 채권단을 속이고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주장이다.



채권단 변호인도 "재무적 투자자를 참여시켜 1조2000억원을 마련한다고 미리 밝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고 거들었다.

법정에서 이같은 발언을 들은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우리는 '벤 존슨'처럼 약 먹은 것 아니다. 우리는 도핑테스트를 당당히 통과했다"며 즉각 대응했다.

그는 "무제한급 경기는 계체량을 하지 않는데도 채권단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한 계체량을 통과해야만 했다"면서 "계체량을 통과한 현대그룹은 국제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팔이 뒤로 묶인 다윗과도 같다"고 비유했다.


하 사장은 특히 대출계약서 제출의 부당함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도핑테스트까지 통과한 현대그룹은 이제 신체 해부까지 요구받고 있다"며 "대출계약서를 내라는 것은 권투선수 신체 일부를 잘라서 그 안에 쇠붙이가 있는지 특수장치가 있는지 검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사장은 마지막으로 "30명의 전문가들이 밤새워 고민한 끝에 언더독(이길 가능성이 적은 약자)인 우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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