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대 반전'…제조업 '희망' 보인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09.0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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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미 증시 3대지수 2%대 급등…美·中 제조업 지표 일제 개선

8월 한 달 억눌려 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9월 첫 거래일 대 반전에 성공했다.

세계 증시는 일제 급등했으며 원유와 금속 등 상품시장도 큰 폭 뛰었다. 반면 미 국채와 달러, 엔, 금 등 안전자산은 일제 약세를 보였다. 지난 한 달 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4% 급등한 1만269.47을, S&P500 지수는 2.95% 뛴 1080.29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2.97% 오른 2176.84를 나타냈다.



앞서 마감한 유럽·아시아 증시도 대폭 상승했다. 영국 FTSE100 지수와 독일 DAX 30지수는 각각 2.7% 2.68% 치솟았으며 일본 닛케이 지수는 1.17%, 인도 선섹스지수는 1.3% 뛰었다. 아시아 주요증시 가운데 중국증시만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부동산 긴축 우려와 관련된 국내적 요인 때문이었다.

이날 대 반전의 원동력은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한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의 대폭적 개선이었다. 미 증시 장중 발표된 8월 ISM 제조업지수는 56.3을 기록, 예상치 52.8을 뛰어넘었으며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역시 전망치를 상회하는 51.7을 기록했다.



악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민간고용지표는 예상을 크게 밑돌았으며 8월 미 자동차 판매는 최근 소비시장 위축을 반영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7월 건설지출 역시 부진했다.

하지만 8월 한 달 반복되는 지표 부진에 지칠대로 지친 투심은 익숙한 악재보다 오랜만에 터져 나온 호재에 민감히 반응했다. 가중되는 더블딥 우려 속에 일말의 희망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에게 제조업 지표 반등은 가뭄의 단비였다.

미 증시에서는 거의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제조업 관련주 약진이 두드러졌다. 제너럴일렉트릭이 3.66% 상승했으며 캐터필러, 허니웰, 쓰리엠은 각기 4.6%, 4.6%, 3.13% 급등했다.


원자재 관련주도 큰 폭 뛰었다. 프리포트 마이닝이 5.85% 급등했으며 US 스틸은 4.54% 올랐다. 셰브론과 엑손모빌은 각각 3.52%, 3% 뛰었다. 이날 신제품 소개에 나선 애플도 2.97% 강세를 보였다.

상품시장 역시 활황세를 보인 가운데 유가와 구리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경질유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2.8% 상승한 73.94 달러를 기록하며 플로어 거래를 마쳤다. 1개월 최대폭 상승이다. 10월 인도분 구리 선물은 3.02% 상승했다. 장중 한때 3.44%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안전자산은 지난 한 달과 달리 일제 약세를 보였다.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1bp 상승한(국채 가격 하락) 2.58%를 기록했으며 일본 양적완화책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이어가던 엔화 가치도 달러대비 0.31% 하락했다. 엔화와 마찬가지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 가치역시 밀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9% 밀린 82.45를 기록중이다. 금 선물 가격은 0.36% 하락세다.

이에 따라 더블딥으로 향하던 글로벌 경제가 일단은 쉬어갈 만한 공간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의 마일스 지블록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터져나온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는 글로벌 경제가 침체로 일관되게 빠져들고 있지는 않다는 신호"라며 "위험 투자로의 반전이 시작되는 첫 단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날 발표된 미 민간고용 지표 둔화로 오는 4일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지표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스탠다드 차타드 뉴욕지부의 데이비드 시멘스 이코노미스트는 "산업 환경은 여전히 부정정이며 고용시장은 매우 좋지 못하다"라며 "이날 발표된 민간고용 지표로 4일 발표될 고용지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 졌으며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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