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대화기구 추진'…남북관계 순조로운 출발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01.0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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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상시 대화 기구 개설을 제안했다. 북한도 올 들어 평화체제와 비핵화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남북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4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북한이 조속히 6자 회담에 복귀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가 진전되고 본격적인 남북 협력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남과 북 사이에 상시적인 대화를 위한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2008년 4월 취임 후 첫 방미 때 이뤄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도 남북 연락사무소 같은 형태의 상설 대화기구 설치를 북한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제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후 북한 핵 실험 등으로 남북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기구 설치 논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정부 관계자는 "상설 대화기구는 그동안 꾸준히 우리 측에서 제의해 온 숙원사업이지만 남북 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남측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고 북한은 평화체제와 비핵화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화답하는 등 남북 간에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상설 대화기구 설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남한 정부는 지난해 말 북한에 신종플루 치료제 50만명분을 지원하고 국제기구 및 민간단체를 통한 북한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에 남북협력기금 약 26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북한은 최근 노동신문 등 3개 신문 공동사설 형태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만 해도 신년사에 '북남대결에 미쳐 날뛰는 남조선 집권세력의 무분별한 책동' 등 거친 표현들을 동원해 남한 정부를 비방했지만 올해 신년사에서는 이같은 표현을 찾아볼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를 예단하기가 어렵지만 올해는 출발이 좋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는 6.25 60주년을 맞아 개선된 남북 관계를 바탕으로 북한 지역에 묻혀 있는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한과 대화를 통해 북한에 묻혀 있는 국군 용사들의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낯선 땅에 와 생명을 바친 참전 용사들의 넋을 우리 대한민국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군 유해 발굴 역시 2007년 제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지만 실무 절차가 중단된 상태.

정부 관계자는 "국군 유해 발굴을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국방부의 주도로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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