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가 주식을 팔 때 내야하는 거래세 0.3%가 다시 부과되면 평균 수익률은 연 0.6~0.9%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주식형펀드의 매매회전율은 200~300% 수준이다. 이는 펀드가 1년간 편입된 전체 주식을 2~3번 완전히 교체한다는 뜻으로, 교체 회수만큼 거래세가 펀드 비용으로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우량 가치주에 장기 투자하는 '신영마라톤펀드A'의 경우 최근 1년간 매매회전율은 60%에 불과한 반면 '트러스톤칭기스칸펀드'는 700%에 달한다. 거래세 부과로 인한 수익률 차이가 2%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차익거래를 통해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올리는 인덱스펀드도 운용 전략 수정을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차익거래 펀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자산을 매도해 무위험 수익을 거두는 전략을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매매회전이 높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4일 현재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파생상품형 인덱스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41.17%로, 주식에만 투자하는 인덱스펀드(39.96%)보다 1.2%포인트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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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펀드를 운용중인 한 펀드매니저는 "이같은 수익률 차이는 거래세가 없을 때 차익거래로 가능했다"며 "비용 부담없이 또 다른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거래세가 부과되면 차익거래로 수익을 올리는 펀드는 생존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거래세가 부과된다면 자산간 스프레드가 발생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차익거래 전략을 사용할 수 없어 궁극적으로 펀드의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운용사로선 난감한 입장이다. 정부에선 증시가 안정되고 펀드 투자가 활성화돼 당초 세제지원 취지를 상당부분 달성했다고 보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환매 규모가 더 커질까 우려해서다.
모 운용사 관계자는 "하루에 1000억원 이상의 환매가 쏟아지는 현 시점에서 거래세 부과가 호재일 순 없다"며 "수익률이 낮아져 원금 회복 속도가 더 늦춰지는 것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 운용상 비용이 늘면 수익률이 낮아져 결국 펀드 투자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사후적으로 환매 욕구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펀드 운용시 불필요한 주식 거래를 줄이고 투자자들의 펀드 선택 기준이 강화돼 중장기적으로 펀드 시장의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세 부과로 비용 부담이 큰 운용사로선 과거처럼 단순히 수익을 높이기 위해 원칙이나 기준없이 불필요하게 주식을 사고 팔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애널리스트도 "운용사들도 매매를 통해 단기 성과에 치우치기보다 성장성 높은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쪽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투자자에게 성과로 연결돼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과거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선택하던 투자자들도 자신이 가입하려는 펀드가 어떤 스타일인지, 매매회전율이 얼마나 되는지 보다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부분을 꼼꼼히 따져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