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하반기엔 단기보다 장기물이 유리

더벨 한희연 기자 2009.08.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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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운용전략:은행편]김창환 우리은행 채권팀장

편집자주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8월19일(15:5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경기가 나빠질 때 시장은 한눈에 보이지만 회복되는 시장은 좀처럼 알아채기 힘들죠. 지표가 좋게 나오기 시작할 때 긴가 민가 하다 보면 어느새 이미 회복돼 있으니까요."



②하반기엔 단기보다 장기물이 유리


1997년 IMF 위기 때 김창환 우리은행 채권팀장(사진)은 런던지점에서 외화 채권을 운용하고 있었다. 갖고 있던 채권들은 IMF 사태가 터지자 반값으로 떨어졌다. 경기가 악화되는 것은 눈에 띄게 보였지만 언제 회복될지는 가늠키 어려웠다.

최근 금융위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할 때까지만 해도 위기 상황에서언제쯤에나 빠져나올 수 있을 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다.



1년 정도가 지난 지금, 각종 지표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고 주요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는 데 더해 코스피도 1600선을 터치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진짜 회복 신호인지 일시적 현상인지 명확한 결론은 아무도 내지 못하고 있다.

김 팀장은 경기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부동산 가격 움직임도 심상찮고 출구전략 이야기도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기준금리 인상도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한번에 100bp씩 화끈하게 인하했다. 그는 한은이 금리 인상 시에도 인하 때와 마찬가지로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상 시기는 4분기 중이 될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했다.


그는 향후 더블딥이 오더라도 그 형태는 우상향으로 기울어진 'W'자 형태를 띨 것으로 본다. 두 번째 굴곡은 가격 조정 정도로 지나갈 뿐 본격적 침체장은 아닐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더블딥 발생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채권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김 팀장은 "하반기 채권금리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큰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하반기 채권시장은 특히 주식시장과 맞물려 영향을 많이 주고받을 것으로 보이고, 이밖에 통화정책이나 환율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은행채에 투자해 수익을 많이 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할 생각이다. 다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포지션도 거의 닫아 놓은 상태. 지금 같은 시장은 롱을 해도, 숏을 해도 매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는 통화정책 변화를 한두달 더 지켜본 후에 5년 정도 장기물에 투자할 생각이다. 그는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장단기 금리차가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장에서는 장기물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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