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대상 1순위는 단기채권

더벨 한희연 기자 2009.08.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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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운용전략:증권사 종합]⑩수익률곡선타기 전략 불가피

편집자주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8월05일(18: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의 올해 하반기 채권운용 관건은 단기채권 운용이다.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들은 대체적으로 듀레이션을 최대한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가볍게 가져가는 등 보수적인 운용으로 하반기 시장 변동성을 대비하고 있다.

더벨은 7월7일부터 8월4일까지 한화증권·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동양종금증권·하나대투증권·현대증권·미래에셋증권·우리투자증권(인터뷰 순) 등 9개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로부터 하반기 운용전략을 들어봤다.



◇ 하반기 단기구간 주목 ... 커브전략에 따라 승부 갈릴 것

증권사들은 은행채 공사채 등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상반기에 상당한 수익을 챙겼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을 예상해 적극적이 포지션 구축을 꺼렸다.

하반기에는 2년 이하의 짧은 만기에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시 말해 증권사들의 수익이 주로 이 구간에서 나올 것이란 얘기다.


황보영옥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담당 상무는 "통화정책 방향과 밀접하게 관련된 채권의 변동폭이 지표채권 못지않게 다이나믹할 것"이라며 "환매조건부증권(RP)와 관련해서는 1년이나 2년의 변동폭이 아주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분히 방어적인 하반기 운용전략. 대부분 운용 담당자들은 수익률 곡선 타기(Yield Curve Riding)' 전략을 정교하게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재용 우리투자증권 FICC Prop 팀장은 "하반기에는 커브에 대한 롱·숏 전략 같은 커브 트레이딩을 하는 것 외엔 방법이 거의 없다"며 "커브 베팅을 어떻게 취할 것이냐를 놓고 각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 본격적 회복은 내년 이후쯤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했다. 그러나 빠른 회복세가 아니라는 데에도 이견이 별로 없다.



더블딥으로 갈 것 같지는 않지만 급속히 좋아지기에도 여건이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 증거로 대부분 들고 있는 게 고용지표의 부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채권을 사지 못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이러기도 어렵고 저러기도 어려운 골치 아픈 장세다.

이용규 한화증권 FICC운용팀장(상무)은 "경기 회복이 되는 건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으로 계속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에 변화는 없을 테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계속 나오는 헷갈리는 장"이라고 말했다.

권창진 하나대투증권 RP운용부장은 "거시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용지표는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다"며 "실업률이 높아지면 소비 진작 등이 힘들어 경기의 본격적 회복에 걸림돌이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채권운용 담당자들은 올해 하반기에 채권 운용시 고려해야 하는 주요 변수로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북한 등 국가 관련 리스크 △여러 정책 변수 △외국인 채권투자 규모 등을 꼽기도 했다.

◇ CMA 규모 급증, 기대 반 우려 반

증권사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해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CMA 잔고는 지난 4일 기준으로 40조31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말 28조원대에서 폭발적으로 늘었다.



RP운용 담당자들은 당분간은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 쓰겠다는 입장이다. 월마다 일정부분의 만기가 돌아오도록 포트폴리오를 설정하거나, 법인자금은 아예 받지 않는 등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는다면 규모가 커질수록 CMA는 위기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조민상 미래에세증권 채권본부장(상무)는 "증권사들이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하반기 CMA는 상당한 문제로 부각될 수도 있다"며 "만약 출구전략과 맞물려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갈 경우 유동성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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