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협상 마무리 단계인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가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폴란드가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연합과 FTA가 체결되면 한국 기업의 폴란드 신규 투자가 확대되고 기존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폴란드를 유럽연합과 러시아를 겨냥한 수출관문이자 전초기지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에 카친스키 대통령은 "잘 알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도 "한·EU FTA가 한국과 폴란드 양국의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당초 한국과의 FTA 체결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카친스키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양국 실무진도 예상하지 못한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 변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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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가운데 폴란드와 이탈리아, 헝가리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최종 타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오늘 이 대통령이 카친스키 대통령의 입장변화를 끌어내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과의 FTA 최종 타결을 앞두고 큰 산 하나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의 유럽순방 마지막 국가인 스웨덴에서 가능하면 협상종료 선언이 이뤄지기를 기대 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LNG 터미널과 원자력발전소 건설, T-50 고등훈련기 수출 등 현안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에너지의 9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폴란드는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북서부 지방에 위치한 '시비노우이치에' 지역에 최초의 LNG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는 연간 처리용량 200만 톤 규모의 LNG 터미널을 총예산 4억4000만 유로를 투입해 오는 2013년 완공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이와 함께 에너지원 다변화와 CO2 배출 감축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1-2기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LNG 터미널 건설이 폴란드의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 한다"며 "한국은 세계2위의 LNG 수입국으로 세계적 경쟁력 갖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폴란드 정부가 각별히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한국이 대규모 가스수입국으로 LNG 터미널 준공에 매력적인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또 "원자력발전소와 T-50 고등훈련기도 경쟁이 있겠지만 한국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최신의 기술을 가지고 사후 운영 및 관리에서 경쟁력을 갖춘 나라가 어디인지 적극적인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양 정상은 두 나라의 문화협력과 교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한국의 한 대학에서 명예박사를 받을 때 폴란드 문학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국민적 정서가 비슷한 양국의 문화협력과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문화교류가 활성화되면 두 나라를 오가는 관광객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말 완공될 바르샤바 문화원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