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체결, 산 하나 넘었다"

바르샤바(폴란드)=송기용 기자 2009.07.0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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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부정적이던 폴란드, 李대통령 설득으로 돌아서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최종 타결을 위한 정상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협상 마무리 단계인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가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폴란드가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초반부터 한국과의 FTA 체결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온 카친스키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집중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연합과 FTA가 체결되면 한국 기업의 폴란드 신규 투자가 확대되고 기존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폴란드를 유럽연합과 러시아를 겨냥한 수출관문이자 전초기지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양국의 교역량이 최근 5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는데,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 체결을 토대로 교역 및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에 카친스키 대통령은 "잘 알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도 "한·EU FTA가 한국과 폴란드 양국의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당초 한국과의 FTA 체결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카친스키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양국 실무진도 예상하지 못한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 변화"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가운데 폴란드와 이탈리아, 헝가리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최종 타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오늘 이 대통령이 카친스키 대통령의 입장변화를 끌어내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과의 FTA 최종 타결을 앞두고 큰 산 하나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의 유럽순방 마지막 국가인 스웨덴에서 가능하면 협상종료 선언이 이뤄지기를 기대 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LNG 터미널과 원자력발전소 건설, T-50 고등훈련기 수출 등 현안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에너지의 9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폴란드는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북서부 지방에 위치한 '시비노우이치에' 지역에 최초의 LNG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는 연간 처리용량 200만 톤 규모의 LNG 터미널을 총예산 4억4000만 유로를 투입해 오는 2013년 완공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이와 함께 에너지원 다변화와 CO2 배출 감축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1-2기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LNG 터미널 건설이 폴란드의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 한다"며 "한국은 세계2위의 LNG 수입국으로 세계적 경쟁력 갖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폴란드 정부가 각별히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한국이 대규모 가스수입국으로 LNG 터미널 준공에 매력적인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또 "원자력발전소와 T-50 고등훈련기도 경쟁이 있겠지만 한국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다 최신의 기술을 가지고 사후 운영 및 관리에서 경쟁력을 갖춘 나라가 어디인지 적극적인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양 정상은 두 나라의 문화협력과 교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한국의 한 대학에서 명예박사를 받을 때 폴란드 문학작품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국민적 정서가 비슷한 양국의 문화협력과 교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문화교류가 활성화되면 두 나라를 오가는 관광객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올해 말 완공될 바르샤바 문화원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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